盧대통령 ‘국민에게 드리는 글’ 발표까지

  • 입력 2005년 3월 24일 0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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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주말인 19일부터 ‘한일 관계와 관련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직접 쓰기 시작했다.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 ‘대일(對日) 신독트린 선언’ 직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의 반응이 미온적이라는 판단 아래 직접 나서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18일 저녁에는 청와대 관저에서 조세형(趙世衡) 최상룡(崔相龍) 전 주일대사, 정동영 NSC 상임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 문정인(文正仁) 동북아시대위원장 등과 저녁식사를 하며 의견을 들었다.

주로 일과가 끝난 저녁 시간에 틈틈이 생각을 정리해 가며 나흘 동안 글을 써온 노 대통령은 23일 아침 마지막 손질을 끝내고 오후 2시경 이 글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는 NSC가 올린 보고서를 주로 참고했다.

정부의 외교 안보 부처에서는 노 대통령이 이 글을 내놓으리라는 것을 전혀 몰랐고, 극소수의 청와대 참모만이 사전에 글의 초안을 읽어봤다는 후문이다.

윤태영(尹太瀛) 대통령제1부속실장이 마지막 손질과정에서 글을 다듬었고, 이때 몇 군데 표현을 고쳤다고 한다. 당초 글의 맨 마지막 문장은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라고 돼 있었으나 너무 지나친 표현이라는 지적에 따라 ‘우리의 요구는 반드시 역사의 응답을 받을 것입니다’로 고쳐졌다.

정우성(丁宇聲) 대통령외교보좌관은 “일본과 외교전쟁을 하겠다는 메시지가 아니라 국민이 안심하고 정부를 믿어 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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