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동 의원-정동영 통일장관, 국회 통외통위서 설전

  • 입력 2005년 2월 21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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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한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한나라당 의원들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최근 북한의 핵 보유 선언에 대한 대책을 묻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던 정 장관은 박계동(朴啓東) 의원이 “아나운서 출신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외교부 장관의 방미 계획을 일방적으로 밝히면 되느냐”고 따지자 돌연 얼굴이 일그러졌다.

MBC 기자 출신인 정 장관은 “다른 의도를 갖고 발표한 건 아니다. 사실 관계를 정확히 인용해 주면 좋겠다”고 맞받았다. 이에 박 의원은 “어려움에 몰리면 그런 식으로 나오냐”고 했고, 정 장관은 “의원이 장관을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것은 좋고 장관은 항변도 못하느냐”고 반박해 회의장 분위기는 일순 험악해졌다.

사회를 보던 열린우리당 유선호(柳宣浩) 의원이 양측에 자제를 요청했지만 박 의원은 “정부의 무원칙, 무대응이 이런 사태를 불렀다”며 계속 정 장관을 잡고 늘어졌다.

그러자 정 장관은 “앞으로는 아나운서 출신이 아니라 기자 출신 장관이라고 하라. 사실 관계를 좀 확실하게 해 달라”며 물러서지 않아 결국 10분간 정회가 됐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의원도 “왜 핵 보유 선언이 아니냐. 정부가 거짓 답변하는 것 아니냐” “북한의 핵 보유 선언 1주일 전에도 6자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했는데 미숙한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이에 정 장관은 “장관에게 미숙하다는 얘기 하려면 더 팩트(사실) 확인을 정확하게 해 달라”며 반박했다.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지난주 대정부질문에서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고압적 답변 태도로 화제가 됐는데 정 장관이 이를 따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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