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당권경쟁 본격화… ‘勢불리기’ 합종연횡 시동

  • 입력 2005년 2월 20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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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文喜相) 신기남(辛基南) 의원이 20일 당의장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4월 2일로 예정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두 사람에 이어 이번 주 중 장영달(張永達) 염동연(廉東淵) 한명숙(韓明淑) 김원웅(金元雄) 의원 등 후보자들이 출마 선언을 계획하고 있다. 선거전의 특징과 변수를 점검해 본다.

▽복잡한 합종연횡=영호남지역을 누비며 바닥표를 다져 온 김혁규(金爀珪) 의원이 ‘문희상 지지’를 선언하면서 합종연횡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계열로 분류되는 박영선(朴映宣) 의원이 문 의원 선거캠프에 합류함으로써 문 의원과 ‘구 당권파’와의 연대 가능성도 구체화하고 있다. 현재 대세론을 타고 있는 문 의원은 여성 주자인 한명숙 의원, 호남권의 염동연 의원과의 연대도 모색 중이다.

또 다른 흐름으로 재야파와 참여정치연구회 등을 중심으로 한 ‘개혁후보 연대론’이 가시화되고 있다. 재야파의 장영달 후보, 참정연 측의 김원웅-김두관(金斗官)-유시민(柳時敏) 후보 간의 연대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모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천-신-정 그룹’의 한 축인 신기남 의원도 개혁후보 연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신 의원의 한 측근은 “개혁후보 연대가 구체화될 경우 참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종걸(李鍾杰)-김영춘(金榮春)-송영길(宋永吉) 의원 등 40대 재선그룹도 조만간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 뒤 각 후보와의 연대를 적극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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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노선투쟁=크게 ‘개혁’과 ‘실용’으로 노선이 양분되고 있다. 각 후보가 실용과 개혁의 양 날개를 강조하고 있지만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노선 차별화가 뚜렷이 진행되고 있다.

문희상 의원은 20일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개혁의 원칙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며 ‘개혁-민생 동반 성공론’을 강조했다.

호남을 중심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는 염동연 의원도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입장. 이와 관련해 당내 중도-보수인사들의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은 실용파 후보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면 신기남 의원은 “실용은 개혁의 전술일뿐 본말이 전도돼선 안 된다”고 개혁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해 4대 입법 통과에 앞장섰던 장영달 의원도 “열린우리당은 21세기 한국 정치의 새로운 지평을 세워가야 할 혁명적 개혁의 사명을 띠고 탄생했다”며 더욱 철저한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참정연 그룹은 개혁 선명성을 기치로 내걸 것으로 보인다. 실용파와 개혁파 후보들 간에도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내부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판세=각종 조사결과 문희상 의원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 뒤를 한명숙 신기남 장영달 염동연 의원 등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김원웅 유시민 의원과 재선 40대 그룹도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성은 무조건 1명이 당선되기 때문에 남성 후보 중 4위 쟁탈전이 가장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변수도 적지 않다. 1인 2표제로 실시되는 선거제도의 특성 때문에 ‘계파 및 지역별 집중도’와 ‘대중성’이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들의 경우 한 표는 계파 및 지역별로, 한 표는 계파에 관계없이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를 찍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이 때문에 대중적 지명도가 높은 후보들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최호원 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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