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에 당근 제공할 시점 지났다”

  • 입력 2005년 2월 2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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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관여하고 있는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2일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체제변화(regime change)가 아니라 ‘체제의 행동변화(change of regime's behavior)’”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국내학자들과 서울에서 가진 모임에서 “미국의 관심은 북한 지도자의 성품(person-ality)이 아니며, 지도자를 제거하는 것도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6자회담이 재개된 뒤의 협상진행에 대해서 그는 “이미 북한에 당근을 제공할 시점은 지났다.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북한에 대해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자세로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협상과정은 매우 어려울(tough)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는 5개국 간에 존재하는 ‘신뢰의 간극(trust gap)’을 메워 공동전선을 형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미국 내에서도 대북정책에 대한 초당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해 미국 내부에도 이견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또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행동변화’지만, 인권상황의 개선도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핵문제 협상을 앞두고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미 북한 인권문제는 북한 국내문제가 아니다”고 말해 6자회담 진행 중에도 인권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한국이 이라크에 자이툰부대를 파병한 것은 한미동맹을 의식했다는 측면이 있지만, 그보다는 한국이 전 세계 차원에서 갖고 있는 ‘지구적 이익(global interest)’을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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