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여의도硏, 통렬한 ‘자아비판’

  • 입력 2005년 2월 2일 0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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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1일 당의 현주소를 통렬히 비판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2007년 승리를 위한 당 혁신 방안’ 보고서를 3일 당 소속 의원 연찬회에서 보고할 예정이다.

여의도연구소는 이 보고서를 통해 ‘위기의 한나라당’을 보여주는 5가지 징후를 지적했다.

첫 번째는 당의 부정적 이미지가 심각하다는 것. 이 대목에서 보고서는 ‘당 지지층조차 당을 가장 귀족적이고 수구적인 정당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20% 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풍이 불었고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대안세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연구소는 한나라당과 당의 지지층인 보수 세력이 우리 사회의 ‘소수’라는 점도 지적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와 진보 진영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전체의 3분의 2를 넘었기 때문. 이 보고서는 특히 “최근 6개월간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의 지지율 합계 평균이 45.8%로 한나라당 지지율의 1.5배나 된다”고 밝혔다.

지역 구도도 한나라당에 불리했다. 영남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한나라당을 포위하는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고서는 “한나라당의 핵심 기반인 부산 경남(PK) 지역의 경우 최근 1997,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상대 후보와의 차이가 급속도로 줄어들어 결집력이 급속하게 와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선 승리의 열쇠를 쥔 20, 30대의 표심(票心)은 더 부정적이었다. 인터넷 정치 환경 변화에 대한 당의 대응능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20, 30대가 한나라당을 절대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부패, 보수, 당리당략만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며 “16대 대선 당시 20, 30대 유권자의 출구 조사로 미뤄볼 때 (2007년 대선 때) 250만 표 차이로 패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도 실용주의에 기반한 ‘민생정치’ 실현 △반부패 탈기득권을 위한 내부혁신 △외연 확대를 통한 전국 정당화 실현 △정책, 디지털, 도덕 정당을 위한 구조개혁 등 4대 혁신전략을 제시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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