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촌씨 병실에 鄭통일 명의 화환­… 통일부 ‘펄쩍’

  • 입력 2005년 1월 14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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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2월 20일까지 50여 일간 인천 인하대병원에서 신체감정을 받았던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 씨(56·사진)의 병실에 어느 날 색다른 화환 하나가 배달됐다.

김 씨를 감시하던 경찰관과 의사, 간호사들은 화환에 적힌 이름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 내심 ‘김태촌이 과연 세긴 세구나’ 하고 생각했다.

화환에 달린 리본에 ‘쾌유를 기원합니다’란 문구와 함께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의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

이런 사실이 전해지자 통일부는 14일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김홍재(金弘宰) 공보관은 “장관 명의의 화환을 보낼 때는 반드시 장관께 보고한다”며 “화환 기록대장에도 김 씨에게 화환을 보냈다는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과 경찰은 김 씨의 추종자들이 세(勢) 과시용으로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정 장관의 이름을 빌려 화환을 병실에 보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구속집행정지 만료 후 인천구치소에 재수감됐으며 현재 자신에 대한 보호감호형이 부당하다는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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