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駐美대사에 홍석현 중앙일보회장]與도 野도 ‘어정쩡’

  • 입력 2004년 12월 17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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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洪錫炫) 중앙일보 회장이 17일 주미 대사로 내정된 데 대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각각 ‘환영’과 ‘비판’으로 엇갈렸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재야파 및 소장파 일부 의원들은 홍 회장의 이력을 거론하며 마땅치 않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반면 홍 회장과 개인적 인연이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긍정적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별개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내년 1월 초 ‘부분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해지자 국정쇄신 차원의 전면 개각을 단행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의 어정쩡한 분위기=북한 핵 문제와 한미 동맹 강화 등의 현안과 관련해 지미파(知美派)인 홍 회장이 주미 대사 역할을 원만하게 수행할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이부영(李富榮) 당 의장은 “홍 회장이 그동안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이나 균형외교에 대해 큰 이해를 표명해 왔고, 미국과 폭넓은 교류를 유지해 왔다”면서 “아주 적절한 인사”라고 말했다.

임종석(任鍾晳)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경력이나 미국 내 다양한 인맥관계 등을 고려해 유능한 분을 내정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야 및 386 운동권 출신 의원 등은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초선 의원은 “여기저기서 재벌 출신의 언론사 사주를 주미 대사로 앉히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비판=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홍 회장의 주미 대사 내정을 ‘권언유착’으로 규정했다. 그는 “홍 회장은 노 대통령과 달콤한 밀월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언론사의 현직 지배주주”라며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원칙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은 “홍 회장의 주미 대사 내정은 실용주의적 인사”라며 “국민이 기대해 왔던 바이며 환영한다”고 상반된 논평을 내놓았다. 또 홍 회장과 친분이 있는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도 “홍 회장의 미국 내 네트워크를 활용하려는 ‘실용주의 인사’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미국 사회에 반한감정이 많이 생긴 것은 사실이며, 이는 정권이 반미감정을 조장하거나 이용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문제를 바로잡아야지 사람을 한 명 바꾼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홍 회장 내정은 참여정부와 언론재벌 간 밀월관계의 시작”이라며 한미통상 관계가 재벌 이익의 관점에서 추진될 것을 우려했다.

▽전면개각 촉구=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출신 몇 명을 입각시키는 부분 개각은 국민 요구와 동떨어진 것”이라며 “국정쇄신을 위해 코드가 아닌 능력 중심의 전면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도 “파탄 직전인 민생을 어떻게 부분 개각으로 해결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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