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유기홍-野 심재철 ‘이철우 논란’ 편지공방

  • 입력 2004년 12월 14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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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파행의 진원인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노동당 입당 논란이 옛 민주화운동 동지 간의 ‘편지 공방’으로 이어졌다.

열린우리당 유기홍(柳基洪) 의원은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이 의원의 노동당 가입 의혹을 재차 제기한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심 의원은 14일 역시 자신의 홈페이지에 유 의원에게 공개 반박 편지를 보냈다. 심, 유 의원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각각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총학생회 부활추진위 총무위원장으로 일하며 25년간 친구로 지내온 사이.

심 의원은 편지에서 “각자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네만 우린 친구로서 최소한 지켜야 할 것이 있지 않은가”라며 “내가 1980년 김대중(金大中) 내란음모 재판당시 검찰 측 증인으로 동료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고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는 또 “민주화운동에 편승한 불온 세력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우리 사회가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넘어간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철우 의원의 해명을 재차 촉구했다.

이에 앞서 유 의원은 심 의원을 가리키며 “1980년 고문에 의해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허위자백하여 학생 운동이 정치권에 의해 배후조종된 것으로 매도되게끔 했던 과거를 겸허하게 반성하라”며 “비겁하게 과거의 민주화 경력을 파는 짓은 그만둬야 한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를 지켜 본 정치권 관계자들은 “과거의 상처를 들춰내는 식의 감정적 낭비를 그만두어야 한다”며 “민주화 운동의 동지끼리 무슨 짓이냐”며 씁쓸해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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