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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2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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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고 출신들의 중용(重用)은 올해 들어 뚜렷하다. 대통령의 5년 선배인 윤광웅 청와대 국방보좌관이 국방장관에 기용됐고, 대통령비서관도 3명으로 늘었다. 이 중에는 인사 검증을 총괄하는 공직기강비서관이 포함돼 있다. 인사의 첫 단추인 공직후보 추천과 검증의 핵심 포스트를 장악한 셈이다. 이 밖에 대한석탄공사 사장, 증권예탁원 감사도 동문으로 채워졌다.
낙선자나 창당 공신을 위한 ‘보은 인사’ 역시 도(度)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덕홍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정신문화연구원장에 내정한 것을 비롯해 중소기업특별위원장, 대한지적공사 사장, 소방방재청장, 국민체육진흥공단 감사가 모두 4·15총선 낙선자에게 돌아갔다.
정실 인사는 “그래도 믿을 사람은 내 사람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의 표출이다. 과거 정권의 경우 집권 후반기에나 나타났던 현상이 이 정권에선 집권 2년도 안 돼 나타나고 있다. 정권의 위기의식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그럴수록 마음을 열어야 한다. 코드와 내 사람에 집착하면 할수록 국정 운영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이 정권은 편 가르기로 인재(人才) 풀이 협소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런 정권이 인사마저 이런 식으로 해서야 남은 임기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널리 인재를 구하고, 이를 통해 국정운영의 질(質)을 높여 나가는 선순환(善循環)으로 나아가야 한다. 코드 인사, 보은 인사, 동문 인사를 하면서 국민에게 개혁을 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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