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카와 교수 “日도 나라장래 걱정돼 수도이전 못해”

  • 입력 2004년 9월 14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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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수도 이전 계획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본 학자가 10여년간 진행돼 온 자국의 수도 이전 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치카와 히로오(市川宏雄·57·사진) 일본 메이지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14일 서울시의회가 주최한 ‘수도 이전 반대 특별강연회’에서 “1990년 11월 일본 국회가 수도 기능을 이전하기로 결의했지만 지금까지도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은 수도 이전 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치카와 교수는 “일본의 수도 이전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통근 혼잡이 거의 개선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인구 이동 역시 수도권 3300만명 중 60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도를 이전한 지역에만 이익이 발생하고 나머지 지역에는 지역내 총생산(GRDP)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국가 전체 국내총생산(GDP)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수도 이전보다 대도시의 노후화된 기반 정비를 통해 도시공간의 재생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며 “정보화사회에서 도시와 지역의 발전에 수도(도쿄·東京)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국가 중대사인 수도 이전을 성급하게 추진하면 나라의 장래가 위태로울 것”이라며 “브라질이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이전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면서 국가재정이 파탄 났고 일본에서도 수도 이전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한국에서도) 수도 이전에 대해 ‘노(No)’라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치카와 교수는 도쿄도 도시계획 지방심의회 전문위원을 지냈으며 주요 저서로 ‘도쿄는 이렇게 변한다-천도와 분도의 기초지식’ ‘고급스러운 도시 도쿄’ 등이 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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