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의장 체제 이후…김부겸-안영근-김영춘 의원 ‘떴다’

  • 입력 2004년 8월 20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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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에 이부영(李富榮) 체제가 들어서면서 당내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미 ‘천·신·정’으로 통칭되어온 기존 ‘당권파’의 독주엔 일단 제동이 걸렸다. 한때 제기됐던 조기 전당대회론도 쏙 들어갔다. 당권파들은 표면적으론 당의 결속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론 사안에 따라 견제하거나 협력하는 방식으로 이 의장과 선택적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20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이 의장을 중심으로 당원들 모두 일치단결해 국정을 안정시키고 개혁을 완수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채정(林采正) 기획자문위원장은 당권 승계 과정에서의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대립을 보도한 언론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사실 제일 먼저 승계론을 주장한 것이 ‘천·신·정’ 쪽이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당권파는 연말까지 이어지는 정기국회 시즌에는 어차피 원내 중심으로 굴러가는 만큼 일단 천 원내대표 중심으로 당력을 모아가면서 내년초 전당대회를 준비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과 개혁당 출신이 중심인 비주류의 향배. 이 세력이 이 의장 체제에 적극 힘을 보탤 경우 이 의장의 당 운영은 상당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당권파 견제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일단 이 의장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다.

현실적으로 이 의장은 관계가 그리 원만치만은 않은 청와대 및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와 원활한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총리는 고교동문이고, 재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정서적으론 이 의장과 결을 달리한다.

이 의장이 당에 빨리 뿌리를 내리고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굳히기 위해서도 여권 핵심부와의 협력 강화는 필수적이다. 이 의장은 이번 주말경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이 총리를 만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의장 체제에선 이른바 ‘독수리 5형제’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열린우리당 창당 때 이 의장과 함께 한나라당을 뛰쳐나와 합류한 김부겸(金富謙) 안영근(安泳根) 김영춘(金榮春) 의원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나머지 한명인 이우재(李佑宰) 전 의원은 17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이 의장은 스스로 인정하듯 당내에 세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뿌리와 생각이 같은 이들이 앞으로 당 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안 의원은 신기남(辛基南) 전 의장의 부친 문제가 터지자마자 앞장서서 신 의장의 퇴진을 강력히 주장했고, 김 의원은 신 전 의장의 비서실장이면서도 당권파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구상에 제동을 걸어 이 의장의 당권 승계를 도왔다. 또 이 의장의 보좌관 출신인 조정식(趙正湜) 의원도 원내에서 이 의장을 적극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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