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7월 14일 18시 4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더구나 청와대는 이 내용을 방문객 눈에 잘 띄도록 홈페이지 초기화면 중 ‘열린마당’의 맨 위에 의도적으로 올려놓았다. ‘음란성 인신공격 글 등은 삭제한다’는 원칙이 있는데도 신문에 보도될 때까지 삭제하지 않았다. ‘사진 아닌 글을 보고 첫 화면에 올렸다’고 실무자는 해명했다지만 용납될 수 없다.
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실무자가 부주의했다’고 했으나 이번 일은 단순한 실수라고 할 수 없다. 청와대와 대통령보좌진의 수준과 능력, 기강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고 보아야 한다.
‘코드’만 맞으면 내 편이고 비판하는 쪽은 적으로 여기는 여권의 시각이 한 네티즌의 장난을 통해 청와대 공식매체에 표현된 것이 아닌가. 청와대가 억지주장을 담고 있는 ‘동아 조선은 저주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는 글을 아직도 청와대브리핑에 게재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패러디사진이 실린 네티즌 글의 제목도 ‘조선 동아의 말 바꾸기’였다.
참여정부 출범 1년반이 지난 지금까지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실에 아마추어적 실무자가 존재하는 것도 문제지만, 청와대 공식매체에 인신공격적 음란물이 실렸는데도 질책과 사과정도로 덮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국가정책에 대한 생산적 토론 대신 욕설과 비방으로 가득한 청와대 홈페이지야말로 전면 개혁이 시급하다.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