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패러디 정치쟁점화

  • 입력 2004년 7월 14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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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를 패러디한 사진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이 사건이 정치쟁점으로 비화했다.

한나라당 박순자(朴順子) 의원은 이날 국회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에게 "이번 사건은 여성에 대한 폄하이자 야당 대표에 대한 인권 유린으로, 정치적 의도가 깔린 청와대의 공작 아니냐"고 묻고, 이병완(李炳浣)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의 파면을 촉구했다.

또 한나라당 한선교(韓善敎)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 전 대표에 대한 저속한 패러디 사진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려진 사건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고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실무 책임자의 파면과 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노 대통령의 사과가 없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사자인 박 전 대표는 "보통의 경우라도 그렇게 하면 안 되는 데 청와대가 그 정도 수준 밖에 안 되느냐"며 "말이 안 되는 한심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청와대측이 해당 비서관 등을 경고 수준으로 문책키로 한 데 대해 "그렇게 하는 것이 그 쪽에서 말하는 개혁인 모양인데, 그런 정도의 대처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일일현안점검회의에서 안영배(安榮培) 국정홍보비서관과 청와대 홈페이지 담당자를 엄중 경고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김 실장은 "실무진이 부주의했으며, 판단이 적절하지 않았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라"고 실무책임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병완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홍보수석실 책임자로서 박 전 대표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더욱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공식사과했다. 이 수석비서관은 "박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측은 이날 오전 문제가 된 패러디 사진과 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김형식(金亨植)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나라당이 공식 운영하고 있는 '좋은 나라 닷컴'에는 대통령을 잔혹하게 비하해 놓은 패러디물이 널려있다"며 "여기에 비교하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패러디는 사춘기용 연애영화 포스터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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