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 유호열교수, 문재인수석 이산상봉에 의혹제기

  • 입력 2004년 7월 5일 18시 46분


11일 금강산에서 시작되는 제10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柳浩烈) 교수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유 교수는 4일 밤 인터넷 신문고에 올린 글을 통해 “만약 북쪽에서 문 수석을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라 생각하고 이모를 찾아내 상봉을 주선한 것이라면 이는 대남공작의 일환”이라며 “문 수석은 북한의 전략에 응하지 않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문 수석은 이번 상봉행사에 함경남도 흥남이 고향인 모친 강한옥씨(77)를 모시고 참석해 북한에 살고 있는 막내 이모 병옥씨(55)를 만날 예정이다. 문 수석의 어머니 강씨는 6남매 중 장녀로 6·25전쟁 때 남편(1978년 작고)과 함께 월남했다.

유 교수는 “만약 남쪽에서 먼저 문 수석의 가족을 수소문해달라고 북쪽에 비공식 요청을 했다면 매우 중대한 사태이자 특혜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북쪽 이모는 월남한 이후에 태어난 문 수석의 얼굴도 모르는데, 어떻게 상봉신청자 명단에 문 수석의 이름이 들어있는지도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 수석은 5일 전화통화에서 “북한에서는 우리처럼 무작위가 아닌 여러 가지 이유로 상봉 대상자를 선정한다고 들었다”며 “그런 고려가 있었다 하더라도 현재의 남북관계에 비춰볼 때 ‘공작’으로 무슨 일이 되는 시대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또 문 수석은 “북쪽 이모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나도 모르겠으나,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그런 것 같다”며 “정 문제가 될 경우 내가 가지 않으면 되는데, 아들 형제 중에 동생은 선장으로 배를 타고 나가 있어서 80세 가까운 노모를 모시고 갈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 교수는 “북에서 상봉을 신청한 사람 중 북쪽 출신이 월남한 가족을 찾는 것은 아직 한번도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통일부측은 “그런 사례가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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