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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1일 1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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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일관한 김 사장은 "정부에 정기적으로 이라크 사정이나 정보를 보고한 적 없다"며 "언론 보도에 추측성 얘기가 많다"고도 했다.
김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장을 담은 A4용지 1장짜리 글을 먼저 낭독한 뒤, 30여분간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회견을 마친 김 사장은 감사원 조사를 받기 위해 곧바로 자리를 떴다.
다음은 일문일답.
- 대사관에 4~6번이나 들어갔는데, 왜 김선일씨 피랍 사실을 안 알렸나.
"회사측이 직접 초기 협상을 했었고, 긍정적으로 진행되는 걸 보며 잘 될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안 알렸다."
- 납치 이후 10일 동안이나 알리지 않은 까닭은?
"10일 동안 피랍은 몰랐고, 실종 사실만 알았다. 소재 파악에 주력했기 때문에 얘기하기 힘들었다."
- 어떤 단체와 어떤 경로로 협상했나.
"팔루자엔 여러 무장 세력이 있다. 이중 우리를 도와주려 하는 무장단체를 통해 접촉했다. 어떤 단체인지 밝히긴 곤란하다."
- 대사관엔 안 알리면서 10일 AFFES에 보고한 까닭은?
"김씨 실종 문제에 어려움 있다고 판단해 통보한 것이다. "계속 찾아보라"는 간단한 답변만 들었다."
- AFFES의 어느 선까지 얘기한 것인가.
"우리 하는 일은 부대내에서 이뤄진다. 부대내 민간인 군속에게 얘기했다. 조직 구조는 모르고, PX 관리하는 미 군속에게 말했다."
- 군속의 이름은 밝힐 수 있나
"곤란하다."
- 협상 과정에서 상황이 급변한 까닭이 파병과 관련있다는 얘기는 변호사에게 들었나?
"그렇다. 18일, 19일쯤 파병 얘기 나오면서 상황 매우 어려워졌다. 우리도 굉장히 당황했다. 19, 20일쯤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단 얘기를 들었다. 그쪽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 파병 철회나 몸값 요구등 협상 조건이 있었나.
"현지상황을 잘 모르시는데, 이라크인과 한국인은 매우 우호적인 사이다. 한인에 대한 감정 그리 나쁘지 않았다. 협상은 큰 어려움 없이 잘되고 있던 상황이었고, 요구조건은 없었다."
- 피랍 시점 계속 다르게 얘기한 이유는?
"그때 내가 바그다드에 있지 않았고, 협상 잘되던중 방송에 터져나와 무척 당황했다. 실종인지 피랍인지 알아내는데 10여일 걸렸다. 실종 뒤 납치된 건지, 부대에서 나오다 곧바로 납치된 건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선일씨가 부대에 간 날짜만 파악해 계속 대사관에 얘기한 것이다."
- 이라크서 늦게 귀국한 건 왜인가.
"시신 운구가 제일 시급한 문제라 생각해서다. 시신 확인한 뒤 빠른 시일내에 고국에 보내기 위해 대사관측과 방법을 강구했다.덕분에 시신이 빨리 도착했고, 나도 같이 나오려 했지만 갑작스런 일 때문에 우리 직원들만 왔다. 한인들의 대피 문제, 동남아인등 직원 200여명의 대피문제 등 마무리하느라 늦었다."
- 일부 언론이 대사관에 알리면 일을 그르칠 것 같다, 파병 결정에 악영향 끼칠 것 같다고 어제 말했다고 보도했는데 사실인가.
"파병 찬성은 얘기한 적 없다. 협상 과정에서 대사관에 알렸을 때의 불이익이란, 이라크는 무정부상태이고 종파가 여럿 있다. 김선일씨 운전사 문제만 해도 가족들이 울면서 찾아왔다. 조용히 해결해달라, 이라크인들은 조용히 해결하는 게 최선이 방책이라고 말했다. 파병에 대해선, 내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
- 대사관이 피랍시점을 미리 알 수 있지 않았느냐는 문제 제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저도 잘 모르겠다. 현지에도 소문이 안 나 있었고, 나도 대사관에 얘기안했다."
- 무장세력이 가나무역에 언제 처음 연락했나.
"무장세력이 우리한테 연락한 적 없다."
- 한국인이어서 납치된 것인가.
"한국인이어서 납치한 게 아니라 납치하고 보니 한국인이었을 것으로 본다."
- 처음에 몸값 협상이 틀어져서 살해단체로 넘어갔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추측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 김선일씨는 당시 경호인이 동행하지 않았나.
"운전수 겸 경호인으로 같이 간 것이다. 자세한 건 당시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모르겠다."
- 대사관에 가서는 어떤 일들을 처리한 것인지?
"공사님 만나뵙고, 영사실 가건물 짓는 문제와 대사관측서 부탁한 담요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 모술에 사업차 갔다고 했는데.
"모술에 사업 있었고, 김씨 문제 때문에 많이 늦췄다. 그래서 늦게 모술에 올라갔게 됐다. 모술에서의 구체적 사업은 미군 업체에서 매장 옮겨달라는 얘기 있었던 것과 관련 있다."
- 교민들에 따르면, 이라크 운전사가 3일만에 풀려났고 숨어있다고 하는데.
"이라크엔 교민이 없다. 왔다갔다 하는 사업가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추측성 얘기다."
- 현지 사정, 정보를 정부측에 정기적으로 제공한 적 있나?
"없다. 사석에서 만나면 '이라크 사정이 좋다 나쁘다' 정도는 얘기할 수 있어도, 정기적 통보 같은 얘기는 사실무근이다."
이재준 기자 zz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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