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사청탁설 조사해 책임묻겠다"

  • 입력 2004년 7월 1일 13시 05분


코멘트
정동채 '아닌 밤 중에 홍두깨'성균관대 교수임용 과정에서 인사청탁을 했다고 보도된 정동채 문화관광부장관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고 있다.[연합]
정동채 '아닌 밤 중에 홍두깨'
성균관대 교수임용 과정에서 인사청탁을 했다고 보도된 정동채 문화관광부장관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고 있다.[연합]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이 친노사이트인 서프라이즈 서영석 대표 부인의 성균관대 교수임용과 관련해 인사청탁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 사정비서관실은 1일 "사실을 확인해 책임을 묻겠다"며 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성균관대 예술학부 정진수 주임교수는 지난달 25일 ‘오지철 문광부 차관이 지난 18일 당시 장관 내정자 신분이었던 정 의원의 부탁을 받고 내게 서 대표 부인인 A씨를 교수로 임용해 달라는 청탁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청와대에 접수시켰다.

▽“곧 장관되는데 A씨를 잘 봐달라”▽

정 교수는 “18일 종로구 삼청동 모 카페에서 만난 오 차관이 ‘정 의원이 차기 장관 내정자가 확실시 된다. A씨를 잘 봐 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 대표가 정 의원에게 부탁을 했고 정 의원은 다시 오 차관에게 교수임용을 청탁한 것 같다”면서 “오 차관을 만난 이후 A씨에게 ‘정 의원에게는 누가 청탁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평소 정 의원과 교분이 두터운 자기 남편인 서영석씨가 청탁을 했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인사 청탁을 하면 패가망신 한다’고 강조했지만 참여정부 출범 1년여가 지난 지금 과연 그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처럼 스스럼없이 청탁을 해대는 판이면 그들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기관, 단체의 인사는 어떻게 주물러 왔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 의원과 서 대표 같은 분의 위상은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며 “그 분들이 이럴진대 그 아래로 내려가면 어떠할까는 불을 보듯 훤하다”고 주장했다.

▽“오 차관이 내가 남편이란 것을 알고 추천한 것 같다”▽

서영석 대표는 이날 오전 해명서를 내고 “정동채 장관을 알지만 지난 10년간 공사석에서 만난 적도 전화통화한 적도 없다. 집사람 교수 임용과 관련된 일체의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뒤 “정 교수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지철 문광부 차관을 개인적으로 전혀 알지 못하고 청탁할 이유나 사실이 없다”면서 “오히려 뭔가 청탁을 한다면 인터뷰 때문에 알고 있는 이창동 전 장관을 통해서 하지 뭐하러 10년간 만난적도 없는 정 장관을 통해서 하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해명서를 낸 뒤 다시 수정본을 추가해 "아내에게 물어보니 정진수 교수가 교수 임용에 결정권을 지녔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짐작되는 오지철 차관에게 추천을 부탁했다고 들었으며, 아마 오 차관이 아내의 남편이 나라는 사실을 알고 정 교수에게 추천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A씨에게 부탁받고 정 교수에게 얘기했다. 책임통감한다”▽

오지철 차관은 1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성균관대 교수임용과 관련, A씨를 정 교수에게 추천하는 과정에서 정 장관으로부터 어떤 부탁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이 문제에 신임 장관이 간여된 것처럼 비치게 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참여정부의 인사청탁 배제와 관련해서 고위 공직자로서 부끄럽게 생각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A씨의 전화부탁을 받고 정 교수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했는데 이렇게 인사청탁 문제로 비화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정 교수가 스스로 영향력이 없다고 말한데다 사립대의 교수임용에 정부가 간여할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정 교수가 이 문제를 그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A씨에게서 전화를 받을 때 정치부 기자 출신인 남편 서영석씨를 통해 정 장관을 안다는 얘기를 들었고, 이후 정 교수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당사자인 정 장관은 전혀 모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채 “사실이 아니다. 서씨와 만나거나 통화한 적 없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날 “서영석씨 및 그 배우자와 단 한차례도 만난 적이 없고 전화통화 역시 한 적이 없으니, 어떤 형태의 부탁을 받거나 오 차관에게 부탁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문화관광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사청탁 의혹’에 대해 해명할 예정이다.

▽청와대 “현재 조사중이고 책임 묻겠다”▽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은 1일 오전 “현재 당사자들의 얘기로 미뤄 상황의 윤곽을 파악하고 있다”며 “민정수석실에서 철저하게 조사해 책임이 있으면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 교수의 진정서는 지난 25일 청와대 민원제안 비서관실에 접수됐으며 28일 사정비서관실로 넘겨졌다”면서 “이첩이 완료되기까지 통상 4~5일 가량 걸리며 사정비서관실은 오늘 오전 진정서 접수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진수씨 '정동채장관의 교수 공채 인사청탁' 진정서 전문

▶서프라이즈 서영석 대표의 해명글 전문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