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북특사?…日 "정상회담 성사위해 방북 용의" 보도

  • 입력 2004년 6월 18일 18시 51분


코멘트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남북정상회담 지원을 위해 대북특사로 나설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8일 조간에서 “김정일(金正一) 국방위원장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박 대표가 특사로 방북할 용의가 있다”고 보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한나라당은 즉각 박 대표의 발언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며 마이니치측에 정정을 요구했다. 이에 마이니치는 “박 대표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또한 전체적인 남북관계 추진을 위해서 특사가 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며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특사가 되겠다는 발언을 한 것은 아니다”는 내용의 정정보도를 내기로 해 박 대표의 ‘대북특사설’은 일단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럼에도 박 대표의 대북 특사설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정부측에서 요청을 한다면 언제든지 북한을 방문할 뜻이 있다”고 밝혀왔다. 또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에서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핵문제 해결을 포함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방북에 남다른 의지를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남북정상회담을 지원하기 위한 박 대표의 대북특사는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이날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박 대표의 대북특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측에서 특사를 요구할 리도 없고 제1야당의 대표가 굳이 남북정상회담의 특사를 맡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표의 방북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표가 북한을 방문할 경우 그 누구보다 김 위원장과 말이 통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 대표가 2002년 방북, 김 위원장을 만나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한 약속을 받아냈고 김 위원장은 실제 그 약속의 일부를 지켰다.

박 대표도 사석에서 “김 위원장과 말이 잘 통했다.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인 것 같다”며 김 위원장과 나름대로의 신뢰가 형성돼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표가 최근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 “남북화해의 물꼬를 튼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하고 대북정책에 있어 한나라당의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는 데에는 이런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신뢰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