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獨走' 논란

  • 입력 2004년 5월 31일 18시 56분


코앞으로 다가온 6.5 재보선 판세가 박빙을 보이자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제주표심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기남 의장(왼쪽)이 31일 제주시 동문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김경제기자
코앞으로 다가온 6.5 재보선 판세가 박빙을 보이자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제주표심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기남 의장(왼쪽)이 31일 제주시 동문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김경제기자
청와대와의 의사통로를 놓고 열린우리당 내에서 ‘문희상(文喜相) 독주’ 논란이 일고 있다.

문희상 의원 겸 대통령정치특보는 31일 당내 소장파들이 제기한 ‘문 특보의 청와대 교류 독점’ 비판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이미 공식 채널이 가동 중”이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독주를 한다거나 청와대 입김을 전달하는 창구라는 등의 비판은 ‘고자가 간통했다’는 얘기와 마찬가지로 전제가 성립되지 않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뒤 “아직 당에서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책실장, 그리고 당의장 및 원내대표, 정치특보 등 5명이 만나는 정무관계회의를 주 1회 정례화하기로 하고 이미 첫 모임을 가졌다”고 공개했다.

이어 그는 당이 원할 경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직접 이 회의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문 특보는 “총리가 주재하고 당의장, 원내대표, 정조위원장, 대통령비서실장 및 정책실장, 관계 장관 등이 참여하는 고위 당정회의를 부활시킬 것”이라며 “현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정책실과 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수시로 만나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을 향한 당내 반발을 조기에 잠재우고 김혁규(金爀珪) 의원의 총리 지명 논란 와중에서 불거진 여권의 파열음을 조기에 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31일 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안영근(安泳根) 정장선(鄭長善) 의원 등 18명의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관광호텔에서 만나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색’이란 연구모임을 발족키로 하고 재선의 송영길(宋永吉) 김영춘(金榮春) 의원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안 의원은 회동 직후 “당과 청와대간 의사소통 통로를 노 대통령이 공식 가교로 지목한 문 특보에서 당의장 및 원내대표 등 당 공식기구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며 “총리 지명자로 김 의원 대신 다른 후보를 모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날 152명 의원 중 112명이 참석한 가운데 17대 국회 첫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의총에서 언론개혁단장을 맡고 있는 김재홍(金在洪) 의원은 “언론개혁에 관한 내용을 공유할 필요가 있어 보고하겠다”고 단상에 올랐다가 김부겸(金富謙) 의원으로부터 제지를 받고 머쓱해하며 물러나는 해프닝을 빚었다.

김부겸 의원은 김재홍 의원이 “당의 언론개혁단장으로서 그동안 논의된 내용을 보고하겠다”고 말하자마자 “발표할 정도로 내부 토론이 된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김재홍 의원이 “내가 충분히 알아서 잘하겠다”고 맞섰으나 “그러면 다음에 하라”고 만류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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