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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9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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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원장의 발언은 박지원(朴智元)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17일 현대비자금 재판 항소심에서 “김일성 주석의 시신 참배 때문에 정상회담이 하루 늦어졌다”고 증언한 것과는 배치된다.
임 전 원장은 “정상회담 직전 대통령 특사로 두 번 방북했는데 두 번째 방북 때 김 위원장이 김 대통령의 금수산기념궁전(김 주석 시신안치 장소) 참배를 요구했다”며 “시신 참배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정상회담 일정이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임 전 원장은 “당시 김 위원장은 자신이 상주이고 외국의 정상들도 참배하는 것이 관례라며 자기도 서울 답방을 할 때 국립묘지에 참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평양에 도착한 즉시 김 위원장에게 ‘참배를 고집하지 말 것’과 그 이유를 적은 건의서를 전달했으며 정상회담 둘째날 김 대통령 주최 만찬장에서 김 위원장이 ‘참배 안 해도 된다. 임 원장이 이겼소’라고 내게 귓속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이 하루 늦어진 이유에 대해 “김 위원장은 ‘왜 남쪽에서 김 대통령이 몇 시에 출발하고 몇 시에 비행기를 타고 이런 식으로 공개하느냐.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 일정을 하루 앞당기거나 늦추면 어떠냐’고 했다”며 “나는 거부했지만 결국 북쪽에서 하루를 늦췄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임 전 원장은 정상회담 이전 방북시 김 전 대통령이 부여한 임무에 대해 △남쪽엔 나쁜 인상만 알려진 김 위원장이 실제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것 △정상회담에 앞서 충분한 협의 △합의서 초안을 미리 작성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지 않도록 하는 것 등이었다고 밝혔다.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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