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열린우리당 지도부 만찬]盧 "지지기반 취약지역 인재 중용"

  • 입력 2004년 5월 20일 18시 50분


2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1시간50분에 걸친 만찬회동은 시작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입당원서 작성 후 한명숙(韓明淑) 상임중앙위원은 건배사를 통해 “대통령을 ‘수석 당원’으로 모시겠다고 했지만 실은 ‘막내 당원’이다. 잘 보호하고 사랑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노 대통령은 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이 참여하는 고위당정협의의 부활을 시사했지만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정례 주례회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다음은 주요 대화 내용.

▽신기남(辛基南) 의장=(대통령이) 앞으로 맘껏 포부를 펼칠 수 있도록 궂은일은 당에서 맡아서 하겠다. 효율적인 국정운영체계를 갖추기 위해 청와대와 당이 주례회동과 고위당정협의를 갖기를 요청한다. 6·5 재·보궐 선거에서 총력을 기울여 특히 부산과 경남에서 기필코 승리하고 싶다.

▽노 대통령=영남에서 35%, 40%의 득표를 한 것은 대단한 것이다. 그러나 의석에 반영이 안 됐는데 이는 ‘제도의 실패’로 본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다. 당의 지지 기반이 취약한 지역에는 현역 의원도 부족하고 정책 결정과정과 당 운영과정에서 소외되기 싶다. 당력이 약한 지역에는 정책적으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그 지역의 인재를 중히 쓰고 전면에 내세워 우리 당이 전국적인 당의 면모를 갖추게 배려해 주면 좋겠다.(이후 비공개)

▽신 의장=지역주의 극복을 많이 하려고 했는데 실패한 것도 많다. 권역별 비례대표 등에 대해 일찍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노 대통령=여야가 합의해서 쉬운 것부터 하자. 이견이 있는 것은 시간을 두고 해 나가자.

▽장영달(張永達) 국회 국방위원장 등=주한미군의 일부 이라크 차출은 미국의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의 하나다. 안보 위기로까지 확대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노 대통령=이번 선거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모든 일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하늘의 경고가 아닌가 생각한다. 모두 조심하면서 주의 깊게 해나가자.

▽이미경(李美卿) 상임중앙위원=‘거여(巨與) 견제론’이 먹힌 배경과 사회심리를 받아들여야 한다.

▽김정길(金正吉) 상임중앙위원=마치 영남 인물이 한나라당의 전유물인 것처럼 하는 것은 상생의 정치에 어긋난다.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는 지사를 3번이나 하면서 검증받아 서로 잘 알 텐데 너무 트집을 잡는 것 같다. 김 전 지사의 총리 지명은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

▽노 대통령=당사자가 있으니 나에게 맡겨 달라.

▽한 참석자=당에서 몇 사람이 입각하나.

▽노 대통령=…….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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