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기각]최병렬-조순형 등 탄핵주도 4人 표정

  • 입력 2004년 5월 14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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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을 내리자 탄핵소추를 주도했던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전 대표와 홍사덕(洪思德) 전 원내총무,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전 대표와 유용태(劉容泰) 전 원내대표는 모두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탄핵소추가 정당했다는 소신은 굽히지 않았다. 특히 헌재가 소수의견을 공개하지 않고, 대통령의 헌법 법률 위반을 인정하고서도 기각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선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최병렬 “위법 인정하고도 기각 유감”▼

▽최병렬, 홍사덕=최 전 대표는 이날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헌재 결정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헌재 결정은 존중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헌재가 스스로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반을 인정하고도 기각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선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전 대표는 대통령 직에 복귀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선 “심기일전하여 경제 살리기에 진력해 주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총무는 이날 외부인사들과의 연락을 끊고 산행에 나섰다. 그는 4·15총선 패배 후 서울 동대문에 개인 사무실을 내고 독서로 소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는 최근 사무실을 찾은 기자들에게 “할 말이 없다”며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측근은 “탄핵소추의 정당성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홍 전 총무는 이라크 추가파병시 동행하기로 한 대국민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실무 준비 중이다.

▼조순형 “재판관 각자 의견 밝혔어야”▼

▽조순형, 유용태=조 전 대표는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탄핵소추에 대한 ‘소신’은 바꾸지 않았다.

그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진 않았지만 노 대통령이 헌법 수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한 만큼 이번 탄핵심판은 후대의 법치주의 확립에 기여할 것”이라며 “찬성한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탄핵소추의 시대적 정당성에 대한 확신은 변함이 없다. 결국 역사가 올바르게 판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헌재의 소수의견 비공개 결정을 문제 삼았다.

그는 “헌재가 소수의견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스스로 헌법 수호 기관으로서의 위상과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재판관들이 역사의식과 소명감을 가지고 각자 의견을 밝혀 국민을 납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원내대표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탄핵안 발의는 먼 훗날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며 “헌재 결정을 계기로 노 대통령은 과거를 말끔히 털고 화합의 정치, 상생의 정치, 경제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헌재가 국회의 탄핵 절차 적법성을 인정할 것으로 확신해 왔다”며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어 “여야는 대화를 통한 타협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탄핵사태가 우리 모두에게 귀중한 교훈이 되고 역사 발전의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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