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의원 출당 시켜라” 네티즌 비난 봇물

  • 입력 2004년 5월 10일 20시 10분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사진) 의원이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원 의원은 10일 오전 열린 당 상임위원회의에서 “(탄핵소추가) 기각 또는 각하 된다면 당 차원에서 사죄해야 할 것”이라며 “그 동안의 절차적인 비용과 국민의 혈압을 오르게 한 부분에 대해서 100배 사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한나라당 홈페이지(www.hannara.or.kr)는 물론 원 의원의 홈페이지(www.happydragon.or.kr)에는 원 의원을 비난하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글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원 의원의 홈 페이지 자유게시판의 경우 이날 오후 6시30분까지 130여개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조회수는 3600회 가까이 됐다. 같은 시각 한나라당 게시판에 올라온 글도 100개가 넘었다.

올려진 글은 원 의원을 비난하는 내용 일색.

특히 원 의원을 ‘출당’시켜야한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부는 원 의원을 열린우리당에서 위장 침투시킨 간첩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했다.

독립군 이란 ID의 네티즌은 “한나라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원희룡과 일명 소장파 집단은 열우당에 가라! 소장파들은 열우당의 간첩과 같은 존재다! 당장 떠나라!”고 흥분했다.

또 ‘학생’이란 네티즌은 “나 양천구민인데, 다음 총선 때는 낙선운동 할테니 나오지 마라”고 충고했는가 하면 “학력고사 전국 1등 출신의 판단력이 고작 그거요” 라고 조롱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원 의원을 기회주의자로 매도하는 글도 많았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박정국씨는“당신이 그런 신념이라면 탄핵안 상정됐을 때 ‘목에 칼이 들어와도’반대를 했어야죠”라고 따졌다.

손동식씨도 “때와 장소에 따라 눈치나 보면서 갈대처럼 흔들리는 비굴함을 제발 보이지 말라!”고 충고했다.

한편 원의원은 이 같은 네티즌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할 말을 했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원 의원은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비난을 감수하고 한 발언이라고” 밝혔다.

원 의원은 “당은 밉더라도 거대여당의 견제를 위해 표를 달라고 호소하던 총선때의 절박함을 잊지말아야 한다”며“(탄핵안이) 기각된 후 아무 일 없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넘어갈 수는 없는 일 이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헌재의 결과가 나온 후에는) 적절한 대응을 놓칠 수 도 있다는 우려가 있어 비난을 감수 하고 문제제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원 의원은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하고 의석의 힘만 믿고 탄핵을 밀어붙였다가 혼이 났다”며 “다행히 총선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의석을 얻기는 했지만 국민들이 탄핵을 잘 했다고 표를 주신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반성하지 않으면 다시 (총선 전과 같은)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이날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