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러 철도연결]南‘느긋’ - 北‘고심’ - 러‘빨리’

  • 입력 2004년 5월 2일 18시 59분


남북한과 러시아는 지난달 28∼30일 모스크바에서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사업을 논의하기 위한 첫 3자회담을 가졌다. 관련국 당국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공식 협의를 시작했다는 의미가 적지 않지만 이 사업에 대한 입장 차이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적극적인 러시아=경제적 이해 때문에 가장 적극적인 러시아는 이미 TSR 현대화와 전철화를 마치는 등 철도 연결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 철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번 회담에서도 한국이 제의한 공동연구와 컨테이너 시험 운행 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철도가 연결될 경우 일정 물동량을 보장해 달라고 한국에 요구하는 등 경제성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북한 철도 현대화를 위한 비용도 국제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망설이는 북한=철도 연결에 따른 이득은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철도 개방이 가져올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는 모습이 이번 회담에서도 드러났다.

러시아와 함께 진행 중인 실사 내용 공개를 거부했으며 한국이 제의한 공동연구와 시범 운행 등에도 반대했다.

재원 마련도 서방의 투자를 꺼리고 러시아에 단독으로 투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평양을 통과하지 않는 동해선을 연결 노선으로 선택한 것도 정치적 고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느긋한 한국=사업 타당성부터 따져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해선과 경의선의 남측 연결 구간 공사는 마무리 단계여서 단독으로는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 철도 실사 내용 공개를 요구하고 공동연구와 시범 운행을 제의한 것도 정확한 정보를 얻어내려는 것이다. 러시아의 물동량 보장 요구에 대해서는 “결국 화주들이 결정할 문제”라는 시장논리로 맞섰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철도연결 관련 주요 쟁점에 대한 3국의 입장차

한국북한러시아
북한철도현대화 주체와 재원투자 유인 위해 정보공개부터북-러 간 약속대로 러시아가 국제 컨소시엄 구성
노선특정 노선 선호 안 해동해선경제성 감안 결정해야
북-러의 북한철도 현황 실사 결과 공개해야공개 불가북한 동의하면 가능
시범 운행북, 러에 제의반대긍정적 검토
철도 현황 3자 공동연구북, 러에 제의필요 없다긍정적 검토
궤도표준궤표준궤표준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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