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 복구, 신도시 건설사업 될 것”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의 복구를 돕기 위해 대한적십자사가 북한에 보내는 구호물자가 30일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화물기에 적재되고 있다. 남북간에 서해 직항로를 통해 화물기가 운행된 것은 분단 후 처음이다. -원대연기자

북한은 폭발사고로 폐허처럼 변한 용천역 일대를 재건하는 공사에 착수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중국 단둥(丹東) 소식통들은 “북한이 중국이나 한국 민간단체에 지원을 바라는 품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면서 “의약품도 포함돼 있지만 시멘트 철강 등 피해복구 물자를 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단둥시 정부는 29일 10t 트럭 70대에 나눠 시멘트 700t을 북한에 전달한 데 이어 30일 트럭 50대분 500t의 시멘트를 추가로 보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건축자재뿐 아니라 원유와 중장비 등도 요청해 조만간 중국 중앙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민간단체인 ‘북녘용천에 새희망을’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100kW급 발전 전용 발동기 3대를 북측에 전달했다.

또 29일 단둥항에 도착한 ‘북한용천역폭발사고 피해동포돕기 운동본부’가 보낸 300t 분량(100억원 상당)의 생필품과 의약품이 이날 오전 북측에 전달됨에 따라 용천 현지 구호활동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본부측은 2차로 굴착기 등 일부 건설장비도 보낼 예정이다. 남측의 구호물자 전달은 북한 매체들이 보도해 일반 주민들도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신의주에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온 단둥의 다른 소식통은 “용천에는 평안북도 지역의 복구장비와 구호물자가 총동원돼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라면서 “사망자 시신 처리도 모두 끝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용천 복구작업은 붕괴되거나 손상된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도시를 새로 건설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과거 함흥 폭발사고 때도 피해지역을 모두 밀어버리고 새로 건물을 지었다”고 전했다.

한 북한 화교는 “용천 남쪽 15km 지점인 염주에 주둔하는 북한 8군단이 복구작업에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본래 북한에는 7군단까지밖에 없었는데 옛 소련 등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지면서 안보 위기를 느낀 북한이 90년대 중반 평북에 8군단을, 자강도에 9군단을 창설했다”고 말했다.

한편 단둥의 구호물자 수송전쟁은 30일에도 계속됐다.

김정동(金正東) 단둥하이룬(海潤)국제화물운송공사 총경리는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는 중국 ‘등록트럭’이 모두 중국 정부 및 한국 민간단체의 구호물자 수송에 동원되면서 일부 기사들은 400위안(약 6만원)하던 운송비를 1800위안(약 27만원)까지 부른다”고 전했다.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