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나의 예측이 빗나가지 않아 실망"

  • 입력 2004년 4월 28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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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단병호 당선자 [연합]
민주노동당 단병호 당선자 [연합]
민주노동당 단병호 국회의원 당선자가 총선 직전 당선을 예상하고 “진보정당 국회의원 자격으로 대통령과 곧 만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단병호 당선자는 지난 4월10일 공개서한을 통해 ‘1991년 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전국노조협의회위원장으로 감옥에서 처음 만나 신세 졌던 인연’을 소개하면서 “인권변호사와 수감자, 대통령과 민주노총위원장으로 만났던 우리는 얼마 후면 대통령과 진보정당 국회의원으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국회에 진출해서 (노 대통령과)민중의 행복을 위해 멋진 경쟁을 벌이게 되길 기대하지만 참여정부가 만약 반개혁 정책을 계속한다면 이에 맞서 싸울 계획”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 글에서 “감옥에서 노 대통령 당선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웠지만 당시 한계를 예상했었다”면서 “‘인간 노무현’은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통령 노무현’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한 나의 예측이 1년이 지난 지금 거의 빗나가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자유치와 공기업 민영화 비정규직 양산 등이 핵심인 노 대통령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빈부격차 심화, 내수시장 침체로 이어져 나라경제를 망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은 휴가기간 한국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신자유주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비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와 관련, “마땅히 다시 대통령직을 수행해야하나 걱정이 앞서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라며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개혁성을 회복하려면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야하는데 과연 스스로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생각하면 회의적”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그는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이 한국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얽매여 민중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신자유주의에 맞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총선 전의 생각에 어떤 변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이 다수의석을 얻은 것은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 때문"이라며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고, 우리도 노동자, 농민, 서민들 편에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단병호 당선자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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