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부총리 “탄핵기각 희망” 발언 논란

  • 입력 2004년 4월 27일 18시 55분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해외투자자들을 상대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기를 희망한다고 피력해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재경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기조연설이 끝나고 질의 및 응답 시간에 헌법재판소의 탄핵 관련 결정 시기 및 결과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이처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탄핵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에 결정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개인적으로는 5월 13일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전까지 최종 결정이 나오고 탄핵이 기각돼 연차총회에서 대통령이 개회연설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전제를 달았으나 이 부총리가 공개적으로 ‘탄핵기각 희망’ 의사를 분명히 한 것.

이 때문에 경제계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총리가 지나치게 정치적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부총리라도 그 정도 개인적인 소신은 피력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ADB 총회를 앞두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되면 그 자체가 한국 경제에 엄청난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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