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대권 異夢’

  • 입력 2004년 4월 27일 18시 52분


총선 이후 한나라당 내 예비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활발해지고 있다.

먼저 유력한 예비 대권주자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가 총선 기간의 침묵을 깨고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이 시장은 29일 저녁 서울 혜화동 공관에서 서울지역 당 소속 당선자 16명을 부부동반으로 초청해 만찬을 하고, 손 지사도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경기 지역 낙선자들을 초청해 위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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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당내 강력한 잠재적 대권 주자들인 만큼 이 같은 ‘만찬 정치’가 외연 확대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사람의 경쟁적인 외연확대와 관련해 이 시장과 가까운 서울지역의 한 원로 지구당위원장은 최근 이 시장에게 “손 지사는 상당히 빠르게 움직이는데 당신은 뭐하고 있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양 진영은 이번 수도권 총선 결과에 적잖이 낙담했다는 후문이다.

이 시장은 특히 ‘뉴타운’ 건설 등으로 공을 들였던 서울 강북권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참패한 데 아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에선 손 지사의 측근인 한현규(韓鉉珪·수원 영통) 전 정무부지사, 이철규(李哲圭·경기 시흥을) 전 경기개발연구원장 등이 낙선했다.

그럼에도 양 진영은 이번에 원내 진입에 성공한 자파 인사들을 통해 당내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 시장측은 평소 이 시장과 가깝게 지내온 이재오(李在五) 홍준표(洪準杓) 의원을 비롯해 정무부시장을 지낸 정두언(鄭斗彦·서대문을) 당선자 등과 호흡 맞추기에 들어간 상태로 알려졌다. 반면 격전 속에서 살아남은 김문수(金文洙) 의원 등 일부 수도권 의원들은 손 지사의 원군이 될 전망이다.

두 사람은 현재 외형적인 세 확장은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취하면서도 대권 이미지 쇄신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이 시장은 당분간 정치적 현안에서 비켜선 채 시정(市政)에 ‘올인’한다는 전략이다. “일로써 승부를 걸겠다”는 것으로 평소 그의 슬로건인 ‘최고경영자(CEO) 대통령론’에 맥이 닿아 있다. 이 시장이 최근 청계천 개발에 이어 대중교통 혁신을 다음 승부수로 띄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손 지사는 도정(道政)에 전념하면서도 앞으로 개혁적 이미지를 적극 살려나간다는 전략이다. 경기도가 임진각을 사들여 평화공원을 조성하려는 계획도 손 지사의 ‘평화’ 이미지 부각 전략의 일환이다.

한편 총선에서 선전함으로써 대권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박근혜(朴槿惠) 대표도 26일 이성헌(李性憲) 의원 등 서울 지역 낙선자 30여명을 불러 위로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측은 일단 ‘무욕(無慾)의 정치론’을 펴고 있다. 박 대표는 민생 투어 등 최근 자신의 행보를 겨냥해 당내 일부에서 대권행보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차라리 대표를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고심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자칫 자신의 행보가 당내 대권 경쟁을 촉발할 것을 우려해서다.

박 대표측은 이처럼 표면상 세 확산을 자제하고 있지만 박 대표를 지지하는 수도권과 영남권의 개혁성향의 소장파 의원들은 박 대표가 본격적으로 나서 주기를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비교표
구분박근혜 대표이명박 서울시장손학규 경기도지사
출신지(나이)경북 구미(52)경북 영일(63)경기 시흥(57)
학력서울 성심고, 서강대 전자공학과
포항 동지상고, 고려대 경영학과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 박사
주요 경력―영남학원 이사장―육영재단 이사장―정수장학회 이사장―15, 16, 17대 의원―한나라당 대표―현대건설 회장―인천제철 사장―14, 15대 의원―아·태환경NGO 한국 본부 총재 ―서울시장―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장―신한국당 대변인―보건복지부 장관―14, 15, 16대 의원―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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