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차폭발 참사]각계 구호동참 본격화 ”그 아픔 압니다”

  • 입력 2004년 4월 26일 18시 42분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와 관련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경제계, 시민 사회단체, 대학, 의료단체가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의약품과 생필품 등 구호물자를 준비하고 구호인력을 파견키로 했다.

또 전북 익산시민들은 27년 전 발생한 ‘이리역(현재 익산역) 화약열차 폭발사고’의 악몽을 떠올리며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익산시민=익산시는 26일 익산시청에서 각 기관과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용천역 열차 참사 돕기 범익산시민운동본부’를 구성하고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또 비슷한 아픔을 겪은 두 도시 사이에 자매결연을 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채규정(蔡奎晶) 익산시장은 “익산시도 정부와 민간의 지원에 힘입어 폐허를 딛고 일어서기까지 5년이 걸렸다”며 “사고 후 주요 간선도로를 건설하고 도시계획을 새로 짜는 등 도시 발전을 20년가량 앞당기는 계기로 삼았다”고 말했다.

익산시에 본부가 있는 원불교 중앙총부도 전국 500여개 교당에 헌혈과 성금모금 창구를 개설하기로 했다. 1977년 11월 11일 익산역에 대기 중이던 화약적재 열차가 폭발해 사망 59명, 중경상 1343명에 이재민이 9973명이나 발생했다. 당시 시내 전 가옥의 70%인 9500여채가 부서졌다.

▽각종 단체 돕기 운동=서울시는 26일 이명박(李明博) 시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고 서울시 직원과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긴급 구호물품을 북한에 보내기로 했다.

시는 또 서울광장(서울시청 앞 광장)을 포함해 시내 30여곳에 북한동포돕기 모금함을 설치하고 서울사랑음식축제 수익금의 일부도 북한에 보낼 계획이다.

대구경북통일연대는 지역 32개 시민사회 단체와 공동으로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강원 춘천지역 9개 시민단체로 결성된 춘천시민운동네트워크도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피해 동포 돕기 운동본부’를 결성해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광주전남 우리민족 서로 돕기 운동본부’도 용천역 피해복구 지원을 위한 광주전남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7일부터 2주간 모금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2002년 북한에 담요보내기 운동을 벌였던 영남대도 동아대 원광대 조선대 등 영호남 3개 대학과 공동으로 용천역 폭발사고 부상자 및 이재민 돕기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북한의 용천소학교와 이름이 같은 충북 음성군 금왕읍의 용천초등학교(교장 임규정) 학생들도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해 28일부터 모금운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병원협회 한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약사회 간호협회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 등 7개 의료단체는 의료진 110여명과 의약품 및 의료장비 100만달러(약 11억5000만원)어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 김재정(金在正) 회장은 “현장에 이동병원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 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병원선(船)을 이용한 고급 진료도 하겠다”고 말했다.

▽경제계=롯데백화점은 5월 2일까지 ‘열차사고 피해 북한 어린이 돕기 바자’를 열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5월 2일까지 ‘열차사고 피해 북한 어린이 돕기 바자’를 열기로 했다. 판매 수익금(3000만원 추정)과 자체 기부금(7000만원)을 합해 1억원을 신의주 제일병원에 지원하기로 하고 한민족복지재단에 이를 기탁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30일부터 5월 2일까지 ‘고통받는 북한동포 돕기 자선 바자’(가칭)를 열고 행사 수익금을 포함해 성금 1억원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구호물자 수송에 필요한 화물기 1대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대한적십자사에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도 관계당국과 재계 차원의 북한 지원방안을 협의하거나 자체적으로 구호성금을 모아 전달할 방침이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SK 등은 구호품을 북한에 직접 제공하기보다는 전경련이나 대한적십자사를 창구로 활용하는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익산=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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