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中 합의, 북핵 해결 발판으로

  • 입력 2004년 4월 22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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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6자회담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인내심과 융통성을 발휘할 것이며 회담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했다. 6자회담의 지속 여부는 사실상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발언은 2차 6자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늦어도 6월에는 3차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한국 정부를 포함해 미국 중국 등 회담 참가국들은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의 회담을 중요한 전기로 인식하고 북핵 해결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게다가 김 위원장의 방중은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방문 직후에 이뤄졌다. 북-미-중 지도자들의 의견교환이 끝났으니 이제는 대화 재개를 서둘러야 한다.

북-중 지도자들은 양국의 혈맹관계를 대내외에 다시 한번 과시했다. 중국은 김 위원장의 방문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다 귀국하는 날 주요행사의 대화록까지 공개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다. 후 국가주석, 장쩌민 군사위원회 주석 등 지도부가 빠짐없이 김 위원장을 만나는 등 예우도 각별했다. 형식이 극진했던 만큼 양국 지도자들이 현안에 대해 나눈 대화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진솔했을 것이다.

특히 핵문제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발언은 해법을 찾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김 위원장이 밝힌 속내를 가능한 한 상세하게 파악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제기한 우려는 무엇이었으며, 이에 대해 중국은 어떤 답변을 했는지도 확인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약속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북한이 다시 상황을 악화시킨다면 국제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혈맹인 중국까지 실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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