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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0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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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정당화란?=원내정당은 한마디로 ‘국회의원이 중심이 되는 정당체제’를 말한다. 권위주의와 3김(金) 정치의 오랜 폐해 속에 당론의 ‘거수기’로 전락한 국회의원들이 정치의 주체가 된다는 의미다. 이는 또 60년대 북한 노동당의 기간조직을 모방해 급조된 공화당식 상의하달(上意下達)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정당체계가 무너지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과거 정치는 여당 총재인 대통령의 지시와 야당 총재인 ‘지역 보스’의 결정에 따라 대부분의 의회활동이 좌지우지돼 왔다. 국회의원들은 당론의 노예였다. 당연히 행정부가 입법의 주도권을 행사했으며,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여야는 사생결단식 싸움을 벌여 왔다.
하지만 3김 정치가 종식되면서 정당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보스가 사라지고 수직적 당론결정 구조가 수평적 논의 구조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내정당화가 정착되면 정쟁의 논리에 밀려나 있던 정책이 정치의 중심이 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여야 원내정당화 경쟁=국회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열린우리당은 ‘국회개원준비위’를 가동키로 했다. 원내정당화를 위한 장기플랜과 기초작업, 개원준비를 하겠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우선 구조조정을 통해 당을 슬림화하고, 정당의 주요 결정기능을 원내로 이관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의원총회가 최고의결기구로 격상될 전망이며, 국회사령탑인 원내대표가 실질적인 당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도 이번 총선에서 정치개혁 과제로 △부패 국회의원 추방 △정책이 살아 숨쉬는 정당 △일만 하는 국회 등 3가지를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또 원내정당화와 정책정당이 ‘동전의 양면’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 외면을 받은 중앙당 차원의 ‘대결정치’를 정책대결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상시개원제 도입=상시개원제는 말 그대로 국회법에 정한 특별한 기간을 제외하고 국회를 열어놓겠다는 것이다. 현 국회법은 9월부터 12월까지의 정기국회 기간을 제외하고 홀수 달에 임시국회를 개회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상시국회를 도입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항상 열려 있는 ‘상시 의회 체제’로 운영된다. 미국 하원의 경우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의 2회기로 구성된다. 미국 의회의 회기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매년 1월 3일 자동적으로 시작돼 1년간 계속된다. 단 여름휴가와 크리스마스 휴가 때는 휴회하며 예외적으로 의회의 의결에 의해서 휴회할 수 있다.
특히 각 당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체포특권을 스스로 축소 포기한다는 입장을 정리해 놓고 있어 국회가 상시 개원될 경우 그동안 회기연장을 둘러싸고 툭하면 불거졌던 ‘방탄국회’ 논란도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정당화의 현실=원내정당화라는 대의에는 여야 모두 찬성하고 있지만 현실화까지는 난제도 적지 않다. 우선 국회 내에 각당의 기능이 옮아올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국회는 이미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공간 확보 방안을 나름대로 연구해 왔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17대 들어서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따라서 여야는 당분간 슬림화된 중앙당체제를 유지하면서 국회 내 소규모 공간을 마련해 지구당에 이어 중앙당을 폐지하고 미국식의 ‘전국위원회’ 등으로 전환하는 단계적 방안을 강구 중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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