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씨 총선평가 “대통령 선거인단 뽑아놓은 듯”

  • 입력 2004년 4월 19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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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낸 소설가 이문열(李文烈)씨가 총선 직후 한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젊은이들을 동원한 정권은 폭넓은 지지층 결여와 정권 자체의 합리성 부족으로 오래가지 못한다”며 노무현(盧武鉉) 정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17일 인터넷 신문 데일리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크메르 루주와 홍위병, 탈레반 등을 사례로 든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의 총선 승리에 대해 “이번 총선이 앞으로 4년간 입법 활동을 해야 할 입법 전문가들을 뽑아야 했었는데 대통령 선거인단을 몽땅 뽑아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번 선거는 시작부터 2002년 대통령 선거의 보완적 의미를 갖고 있었다”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별개 문제이지만 (총선 결과를 감안할 때) 탄핵안이 기각된다면 대통령 자격에 대해선 (더 이상) 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씨는 향후 보수세력의 역할에 대해 “이제 반공은 이데올로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더 이상 정략을 위한 흉기가 돼선 안 된다”며 “최근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실용주의를 내걸었는데 그것이 앞으로 한국 보수가 취해야 할 훌륭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민주노동당의 약진에 대해선 “제도정치권으로 편입됨에 따라 예전처럼 강경일변도로 나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고, 지역주의 부활론과 관련해서는 “예전의 지역감정은 완화됐지만 그 대신 지역이기주의가 새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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