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정상회담]中당국 침묵…김정일 행적 베일속

  • 입력 2004년 4월 19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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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채 비공개로 이뤄졌다. 주중 한국대사관을 포함한 베이징(北京) 주재 외국 공관들은 김 위원장의 행적 파악에 애를 먹었다.

○…김 위원장은 19일 오전 9시50분경 베이징역이 아닌 베이징 근교 퉁저우(通州)구의 아담한 시골 기차역인 퉁셴(通縣)에 내려 비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

역사 안에서 중국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은 김 위원장은 오전 10시반경 암청색 링컨콘티넨털 승용차를 타고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 영빈관으로 이동.

하지만 대부분의 수행원은 전용열차를 타고 오전 10시50분경 베이징역 1번 플랫폼에 도착했는데 이때를 전후해 베이징역에는 무장경찰의 경비가 삼엄해져 김 위원장이 도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난무.

○…북-중 양국은 ‘신변 안전과 비밀 보장을 위해’ 2000년 5월 김 위원장의 방중 때 이용한 퉁셴역을 선택했다는 후문.

하지만 중국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안전을 위해 이동할 때 가급적 무장경찰 부대가 있는 곳이나 비밀 지하통로를 이용할 것이라고 귀띔.

이에 따라 무장경찰 부대가 있는 펑타이(豊臺)역과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열린 곳으로 지하통로가 있는 중난하이(中南海)역이 김 위원장의 하차역으로 거론되기도.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과거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탔던 열차보다 훨씬 현대화돼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움직이는 특급호텔’로 불리는 전용열차는 속도가 크게 향상돼 최고 시속이 150∼180km에 달하며 위성 송수신 시설을 갖춰 TV 시청은 물론 국제전화도 가능하다고. 10량 정도의 객차 중 가장 비밀스러운 곳은 김 위원장의 집무실 겸 침실 칸으로 비서실 경호실 응접실 등이 함께 배치돼 있다는 것.

한편 이날 오전 9시경 베이징 거주 북한 어린이들을 태운 북한대사관의 미니버스가 댜오위타이 안으로 들어가 북한 교민들의 환영 행사가 있음을 시사.

○…인민대회당 앞 주차장에는 주중 북한대사관 승용차, 김 위원장 수행원이 탄 것으로 보이는 중국산 최고급 승용차 다훙치(大紅旗) 등이 목격돼 김 위원장 환영 만찬이 열렸음을 시사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후 주석이 주최한 인민대회당 만찬에 일찍 도착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나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 가운데 한 명을 만났을 것으로 관측됐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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