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한국영사관, 탈북자 외면" …靑島 한국 영사관서 4명 넘겨

  • 입력 2004년 4월 19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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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는 19일 중국 칭다오(靑島) 한국총영사관에 북한군 현역 사병 1명과 여성 3명 등 탈북자 일가족 4명이 들어갔다가 중국인 경비원에 의해 중국 경찰에 넘겨졌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6년 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운봉씨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체포된 4명은 내 아내, 딸 2명, 북한 10군단 직속 통신대대 소속인 아들이며, 영사관측의 무성의 때문에 체포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어를 못하는 이들 경비요원이 이날 오전 9시경 건물 6층 영사부로 진입한 4명에게 신원확인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이들을 중국 공안당국에 넘겼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 영사들이 이 사실을 뒤늦게 보고받은 뒤 탈북자일 가능성을 칭다오 시청에 문의했고, 탈북자일 경우에 한국에 올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중국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는 “가족들이 체포될 당시 15분간 몸싸움이 벌여졌다”며 “이 과정에서 딸이 휴대전화로 내게 국제전화를 걸어와 나도 고함이 오가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들었지만, 영사부측은 아무도 돕지 않았다”고 상반된 주장을 폈다. 그는 이어 “아내, 아들, 딸 1명이 15분 만에 먼저 끌려 나간 뒤, 체포되지 않은 딸 1명이 민원인실에 있던 20여명의 민원인들 곁에서 15분간 더 머물면서 영사관 창구 직원들에게 이 상황을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때 민원실의 딸과 전화통화를 해 당시 상황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부측은 “외교공관에 무단으로 들어 왔기 때문에 주재국 당국에 넘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1월 칭다오 총영사관에 진입을 시도했다고 중국 당국에 넘겨진 탈북자 4명을 중국 정부와의 협상을 거쳐 3월 한국으로 데려온 바 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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