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원내진출]44년만에 제도권 재진입

  • 입력 2004년 4월 15일 17시 53분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은 진보정당이 1960년 이후 44년 만에 다시 제도권에 진입했다는 정치사적인 의미를 갖는다.

진보정당의 역사는 56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조봉암(曺奉岩) 후보 중심의 진보당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59년 조 후보가 진보당사건으로 처형되면서 와해됐다.

60년 4·19혁명 이후에는 혁신적인 사회분위기를 타고 사회대중당 한국사회당 사회혁신당 통일사회당 등이 대거 등장해 원내에 진출하기도 했으나 5·16군사정변 이후 사라졌다.

군사독재정권 시절 통일사회당 민주사회당 신정사회당 등이 등장했으나 이른바 ‘관제 진보정당’으로 군사정권의 들러리 역할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진보진영은 87년 6월 민주항쟁과 함께 조직을 정비해 그해 13대 대선에 출마한 백기완(白基玩) 후보를 지지했고 대선 뒤 민중의 당과 한겨레민주당을 창당해 88년 총선에 참여했으나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두 당 인사들은 90년 4월 민중당을 창당했다.

민중당은 91년 지방선거에서 13.27%의 지지율에 1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92년 총선에서는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해 해산됐다. 당시 민중당을 이끌던 이우재(李佑宰) 김문수(金文洙) 이재오(李在五)씨 등은 이후 보수정당에 투신했다.

90년대 들어 노동운동 활성화와 함께 한국노동당(92년)과 사회당(98년)이 창당되는 등 진보정당이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95년 설립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97년 창당된 국민승리21은 권영길(權永吉) 민주노총 위원장을 대선 후보로 내세워 29만여표(1.3%)를 얻었으며 2000년 민주노동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해 16대 총선에서 21곳에 후보를 내보냈으나 2, 3 곳에서 아깝게 낙선했다.

2002년 대선에서 3.9%인 96만여표를 얻어 대중적 기반을 확인한 민노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123곳에 후보를 내 10% 이상의 지지도를 유지해 왔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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