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내 글을 거부… 그러면 안쓰겠다”

도올 김용옥(金容沃) 중앙대 석좌교수가 “더 이상 문화일보에 글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오후 4시반경 중앙대 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에 문화일보 편집국장으로부터 29일자 칼럼 ‘도올 고성’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 신문에 싣지 못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사장을 찾아가 글을 실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렇다 할 대답이 없어 문화일보에 글 쓰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2002년 12월부터 문화일보 기자로 일하다 퇴사한 김 교수는 2월부터 고정칼럼 ‘도올 고성’을 써왔다. 그는 29일자 이 칼럼용으로 ‘민중의 함성, 그것이 헌법이다’라는 글을 준비했다.

김 교수는 이 글에서 “헌법이란 조문이 아니라 역사적 체험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라며 “헌재의 판결을 조용히 기다리지 말고 민중은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칼럼에 대해 “과격하기는 하지만 헌법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탄핵정국이 헌법재판관의 해석에 의해 결정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최근 문화일보 사장이 (이병규씨로) 바뀌면서 신문 제작방침이 바뀐 것 같다”며 “총선 때까지 어떤 매체에도 글을 쓰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화일보 관계자는 “이번 칼럼은 지나치게 치우친 감이 있어 보도됐을 경우 문제가 생길 것 같아 국장단에서 논의를 통해 게재를 보류했다”며 “사장과 편집국장이 바뀐 것과 이번 일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