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2004년 최규선씨에 밀항 권유”

  • 입력 2004년 3월 24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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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선(崔圭善·구속)씨에 대한 ‘청와대 밀항 권유설’과 관련해 최성규(崔成奎·구속)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변호인에게 “최규선씨에게 밀항을 권유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져 검찰이 진위를 수사 중이다.

‘청와대 밀항 권유설’은 2002년 4월 최규선씨가 자신의 구속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최성규 전 과장이 ‘청와대 회의 결과 (나를) 밀항시키기로 했으니 외국으로 나가는 게 어떠냐’고 제의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최성규씨의 변호인은 24일 “지금은 최성규씨가 밀항 권유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진상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채동욱·蔡東旭)는 최성규씨를 상대로 2002년 4월 당시 청와대 관계자를 접촉한 경위와 최규선씨에 대해 청와대의 밀항 권유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그러나 최성규씨는 검찰 조사에서 최규선씨에 대한 밀항권유 사실을 부인하면서 ‘최규선씨가 먼저 해외로 떠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었다’ 정도로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최규선씨가 ‘밀항을 언급한 청와대 관계자’로 지목한 전 청와대 비서관 이모씨를 다시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밀항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은 최성규씨가 2002년 4월 20일 미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공항에 대기 중이던 한국 영사관 관계자 등을 따돌리고 별도의 통로로 공항을 빠져나간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이민귀화국에 사법 공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또 검찰은 미국에 체류 중인 최성규씨 부인이 2002년 최규선씨의 검찰 출두에 앞서 열린 대책회의에 남편과 함께 참석해 도미를 권유했다는 최규선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최씨의 부인이 입국하면 검찰에 통보되도록 조치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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