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시국 미사 전면중단

  • 입력 2004년 3월 18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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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을 맞아 9년 만에 다시 열렸던 명동성당의 시국미사가 정쟁에 이용될 것을 우려해 중단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는 15일부터 4·15 총선 직전인 다음달 12일까지 매주 월요일 명동성당에서 열 계획이었던 '헌정 질서 수호를 위한 시국미사'를 중단한다고 18일 밝혔다.

정평위 운영위원인 최부식 신부(상계복지회관 관장)는 이날 "헌정 질서와 총선 일정을 수호하려는 순수한 뜻으로 시국미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우리의 의견이 모 정당의 주장과 상당 부분 일치, 특정 정당의 흐름이 돼 정치권에 이용당할 여지가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시국미사를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또 "현재 진행 중인 춘계 주교회의가 끝나는 19일 이후 탄핵 및 총선에 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명동성당의 시국미사는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불을 지피고 87년 6월 항쟁까지 이어졌으며 95년 명동성당에 공권력이 투입된 데 항의해 다시 열린 이후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됐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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