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직자, 우리당 경선투표 참여 논란

  • 입력 2004년 3월 2일 17시 22분


최 부대변인이 열린 우리당 국민참여 경선에 참여했다며 제시한 한나라당 은평을 지구당 당직자 명단.
최 부대변인이 열린 우리당 국민참여 경선에 참여했다며 제시한 한나라당 은평을 지구당 당직자 명단.
열린 우리당의 국회의원 후보를 뽑는 국민참여 경선에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조직적으로 참여했다는 주장이 제기 돼 파문이 일고 있다.

열린 우리당 최창환 부대변인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28일 우리당 은평을 지구당 후보경선에 한나라당과 이재오의원의 핵심 당직자 22명(중앙당 대의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인단에 참여해 그중 12명이 투표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최 부대변인은 문제가 된 20여명 중에는 작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때 참여했던 지구당 핵심 당직자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최 부대변인은 지난해 6월24일 한나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은평을 대의원 명부에서 확인했다며 김모 자문위원, 이모 여성회 부의장,신모 홍보회장등 22명의 인적사항을 공개했다.

최 부대변인은 “이재오 의원은 비열한 공작정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는 물론 정계를 은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데일리 대표 출신인 최 부대변인은 외부영입 인사로 우리당에 합류했지만 은평을 경선에서 서울시 의원을 지낸 송미화 후보에게 패했다.

최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경선 결과에는 승복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오 의원의 보좌관 이준호씨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 자기들이 구성한 선거인단에 어떻게 한나라당 당원이 들어갈 수 있냐”고 반문한 뒤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혐의로 고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대해 최 부대변인 측은 “선거인단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구성하기 때문에 지지 정당을 숨기면 충분히 투표권을 얻을 수 있다”며 “20여명이 한나라당원이란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재 반박했다.

현행법상 경선에는 당원들만 참여할 수 있어 한나라 당적을 지닌 사람이 우리당 경선 참여를 위해 당적을 얻었다면 ‘이중 당적’ 금지 조항 위반으로 법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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