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部處 1급 인사 태풍…“공기업 人事 인력풀 확대 의도”

  • 입력 2004년 2월 27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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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에 각 부처 1급(관리관) 인사태풍이 불고 있다.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등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시작된 1급 물갈이 태풍은 인사 ‘무풍지대’였던 외교통상부에까지 불어 닥쳐 1급 간부의 정년(60세) 폐지도 검토되고 있다.

▽경제부처=재정경제부는 이헌재(李憲宰) 경제부총리 취임 후 1급 간부들에게 진퇴 의사를 타진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고시 기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박병원(朴炳元·행정고시 17회) 차관보를 제외한 1급 간부 대부분이 퇴진을 권유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물러난 김규복(金圭復·15회) 전 기획관리실장의 경우 이 부총리의 KS(경기고-서울대 법대) 직계 후배인 데도 인사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스스로 ‘총대를 멨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미 사의를 표명한 김영룡(金榮龍·15회) 세제실장뿐 아니라 김병기(金炳基·16회) 금융정보분석원장, 권태신(權泰信·19회) 국제업무정책관, 오갑원(吳甲元·17회)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 이용희(李龍熙·14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용퇴 의사 여부를 타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예산처도 김병일(金炳日) 장관 취임 후 1급 물갈이 의지를 피력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장관이 직접 1급 간부들에게 용퇴 의사가 없는지 타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는 행시 16회인 배철호(裵哲浩) 기획관리실장을 내보내고 후임에 박인철(朴寅哲·16회) 재정기획실장을 내정한 상태. 또 재정기획실장에는 정해방(丁海昉·18회) 예산총괄심의관(2급)을, 예산실장에는 장병완(張秉浣·17회) 전 민주당 전문위원을 승진해 내정했다.

▽비경제부처=외교부도 곧 인사태풍에 휘말릴 조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공무원의 특성을 고려해 외교부 1급 공무원은 60세 정년을 보장했지만 앞으로 다른 부처와 마찬가지로 1급 간부는 정년을 없앨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의 경우 본부는 1급자리가 7개이지만 외국 공관장 등을 포함할 경우 100명이 넘는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는 외교공무원법을 개정해 이를 밀어붙일 태세다. 감사원도 전윤철(田允喆) 원장 취임 직후 편호범(片浩範·18회) 전 기획관리실장이 감사위원(차관급)으로 승진되자 손승태(孫承泰·15회) 전 제1사무차장이 용퇴했다.

▽공기업 물갈이 정지작업?=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같은 1급 물갈이 움직임에 대해 “올해 안에 이뤄질 공기업 등 산하 단체장 인사에 대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직사회 인사에 숨통을 틔워주면서 산하 단체장 인사에 대비해 인력풀을 넓히겠다는 의지가 아니냐는 풀이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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