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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20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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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차 회담 때는 거론되지 않았던 북한의 농축우라늄(HEU) 핵무기 문제를 따지겠다고 미국이 벼르고 있어 회담 진행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10월 미국의 첫 문제 제기 후 잠복했던 ‘북한의 HEU’ 문제는 올해 초 파키스탄 과학자가 북한을 12차례 방문해 핵무기 연료제작 기술을 제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도 최근 “6자회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넘어갈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시인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金聖翰) 교수는 “북한의 우라늄방식 핵무기 때문에 북한에 우호적이던 중국 러시아가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며 “시간은 북한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우회하는 방법을 궁리하는 분위기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시인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2차 회담 단계에선 ‘포괄적 의미의 핵’ 등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정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한편 리비아의 핵포기 선언이나 미국의 대통령 선거 향배도 북한의 숨고르기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미국이 핵무기를 ‘자진 신고’한 리비아에 경제적 지원이나 정권유지 등 어떤 보상을 해 줄지를 북한으로선 따져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리비아 상황은 북한의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은 경제지원에 적극 나서지 않고 리비아 내 반미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데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양자회담 방식을 지지하는 민주당 존 케리 후보의 갑작스러운 상승세도 북한의 ‘6자회담 방정식’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11월에 치러질 미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북한으로선 손쉬운 상대를 만난다는 이유에서 시간 끌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정부 고위당국자는 19일 180도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케리 후보의 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 2차 6자회담의 3대 변수 | 3대 변수 | 현재 상황 | 부정적 영향 가능성 | 다른 견해 |
| 농축우라늄(HEU)보유시인 여부 | “북한이 HEU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는 증거 있다”는 미국 주장에 북한은 부인. | 미국이 2차 6자회담에서 HEU 보유 시인하라고 북한을 압박,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 | “회담성사 위해 HEU 직접 거론 대신 ‘적절한’ 표현을 찾을 수 있다.” |
| 리비아식해법 | 리비아는 “핵무기를 포기한다”고 선언. | 북한은 핵포기 선언한 리비아에 미국의 보상내용을 면밀히 관찰하며 시간 끌 가능성. | “미국-리비아를 중재한 영국 같은 존재가 있으면 리비아식도 효과적.” |
| 미국대통령선거향배 | 민주당 존 케리 후보가 “북-미 직접대화 필요하다”며 부시 조지 W 대통령 압박. | 북한이 케리 후보의 부상으로 민주당 대선승리를 기다리며 시간 끌 경우 2차 회담 지지부진 가능성. | “부시 행정부가 케리 후보의 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대북대화에 적극 나설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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