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국회통과 지연은 대통령 리더십 부족 탓"

  • 입력 2004년 2월 14일 00시 55분


외교안보연구원은 13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농촌 출신 의원들의 저지로 국회에서 비준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리더십 발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인 이 연구원은 이날 배포된 부정기 간행물 ‘주요 국제문제 분석’ 중 ‘한국의 FTA’란 논문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 논문은 “한국에서 정책이 결정되는 절차에 비춰보면 FTA 추진에 필요한 강력한 리더십은 오직 최고 정책결정권자만이 행사할 수 있다”며 “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통과가 시도된 이후 이런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고, 비준하는 과정에서 당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리더십과 추진력을 발휘했다고 지적했다.

농민단체가 시위하고, 농촌 출신 의원들이 비준을 거부하는 상황 속에 FTA의 지지자나 수혜자의 적극적인 지원을 활용할 것도 이 논문은 주문했다.

이어 이 논문은 “국내 논의 과정에서 불거지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정치적 결단과 리더십이 필요한데도, 지금까지 이런 리더십은 효과적으로 작용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은 지난해 말 이후 국회 통과가 세 차례 무산됐고, 여야 각 당은 16일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다.

한편 16일로 예정된 국회에서의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 통과가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13일 “당론으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으나 농촌 출신 의원들의 반대가 강경한데다 민주당조차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길 방침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내에선 농촌 출신 의원들은 물론 추미애(秋美愛) 의원을 비롯한 도시지역 일부 의원들까지 반대하고 있어 당 소속 의원 62명 중 반대표가 절반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찬성 당론을 고수하고 있으나 의석수가 47석에 불과해 비준동의안 통과 여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분위기 변화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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