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파병안 진통]“盧-열린우리 파병 이중플레이하나”

  • 입력 2004년 2월 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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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이중플레이하는 것 아니냐.”

9일 이라크 추가 파병 동의안을 심의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한나라당 및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과 열린우리당 장영달(張永達) 위원장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장 위원장이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전체회의에 나타나지 않고 오후로 회의 자체를 미룬 데서 비롯됐다.

장 위원장은 오후 2시 소집된 회의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자택으로 찾아와 이들을 설득하느라 출근하지 못했다”며 양해를 구했으나, 야당 의원들은 “반(半) 고의적으로 회의장에 나오지 않은 것 아니냐”고 따졌다.

장 위원장이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전투병 위주의 정부 파병안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파병안 처리를 총선 이후로 미루자는 발언을 했던 점에 비추어 시민단체를 핑계 삼아 회의 자체를 미루려 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한나라당 유한열(柳漢烈) 의원은 장 위원장을 ‘당신’이라 부르며 “노 대통령과 생각이 같은 것이냐, 다른 것이냐. 차라리 위원장직을 사퇴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장 위원장도 “왜 말을 함부로 하느냐”며 위원장석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5분여 뒤 위원장석으로 돌아왔지만,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민주당 이만섭(李萬燮) 의원은 “열린우리당측이 자꾸 시간을 끌고 있는데, 파병 반대 여론을 염두에 두고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거듭 따졌다.

이 같은 논란 때문에 파병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는 오후 3시반을 넘어 가까스로 시작됐으나 결국 한나라당 의원들의 잇따른 설득으로 4시반경 표결에 들어갔다.

동의안이 통과된 뒤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은 “마지막 순간까지 파병에 반대하는 국민을 설득해 온 국민의 축복 속에 파병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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