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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월 26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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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참0415가 사실상 열린우리당 후보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고, 지난해 12월 19일 ‘리멤버1219’ 행사에서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총선 관련 발언에 대해 중앙선관위가 협조공문까지 보낸 상황에서 친노 단체들이 선거 개입을 표명하고 나서 불법 논란으로까지 증폭될 전망이다.
▽활동계획=국참0415의 궁극적인 목표는 당선운동이다. 그러나 최근 발족한 ‘물갈이연대’가 구상하고 있는 당선운동과는 차원이 다르다. 물갈이연대는 시민단체 대표와 학자 등이 참여해 당선 대상자를 선정하고 명단을 공개하는 게 주목적이나, 국참0415는 인터넷상의 지지운동은 물론 직접 캠프에서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각 지역 단위에서의 인터넷 토론 및 투표를 거쳐 지지 후보를 선정한 뒤 자원봉사자 형태로 투입한다는 것.
이들은 또 소액자금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다. 희망돼지 저금통 모금운동 등을 통해 소액성금을 모아 지지 후보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당선운동은 수도권과 부산 경남 등 열린우리당의 전략 지역 50∼60곳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시비=그러나 이들의 활동은 사전선거운동, 불법 사조직 논란 등 불법 논란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
게다가 희망돼지 배포 행위도 위법 판결을 받은 전례가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대선 기간 중 주유소에서 고객들에게 희망돼지 저금통을 무상배부하고 주유소 벽에 희망돼지 관련 벽보를 붙인 혐의로 1심에서 벌금 80만원이 선고된 이모씨(58)의 항소를 지난해 11월 기각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선거지원 단체로 성격을 규정하고 명백한 불법 사조직이라며 즉각 해체할 것을 주장했다.
배용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참0415는 자발적인 운동이라고 위장했지만 자원봉사자 등으로 직접 선거운동에 개입하겠다는 것으로 보아 열린우리당의 명백한 불법 사조직”이라며 “중앙선관위는 초동 단계에서부터 위법 활동을 원천봉쇄하고 자원봉사 단체로 위장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위법 판결을 받은 희망돼지 분양 사업을 또다시 펼치겠다는 것은 국법 질서 파괴행위라고 주장했다.
▽국참0415측 해명 및 선관위 등 입장=이에 대해 이상호(李相護) 국참0415 공동대표는 “온오프상에서 당선운동을 하되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근본 취지는 고비용 정치를 근절하자는 것이다. 당선운동 대상자를 선정해 그 후보를 위해 자원봉사 활동을 할 것이지만, 선거운동 기간에만 할 것이다. 희망돼지 저금통도 배포할 계획이나 저금통을 배포하고 회수하면 선거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있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후보에게 갖다 주라고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허용되는 선거운동 방법 이외의 방식으로 당선운동을 펼 경우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선거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는 물론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특정 정당 또는 후보를 지지하는 인쇄물 배포 및 시설물 제조는 금지된다는 것.
따라서 국참 0415가 향후 열린우리당과 열린우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신문이나 전단지를 배포할 경우 선거법에 위반된다.
한편 이석연(李石淵) 변호사는 “국참 0415 등의 단체뿐 아니라 시민단체들이 정치개혁을 하겠다며 지나치게 정치 과열 양상을 보여 마치 혁명 전야 같은 분위기다. 당선 낙선 운동을 하겠다며 지나치게 흥분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법은 현장에서의 낙선운동을 법률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법에 문제가 있다면 적법절차를 거쳐 법을 바꾸는 과정부터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조직 및 활동방향▼
친노 단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17대 총선에 대비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리멤버1219’ 행사를 구상하고 집행했던 ‘노사모’ ‘국민의 힘’ ‘서프라이즈’ ‘라디오21’ 등이 핵심 멤버들.
이들이 ‘국민참여0415’ 발족을 구상한 것은 올 1월 초. 국민의 힘 공동대표인 이상호씨가 노사모의 심우재 대표와 서프라이즈의 서영석 대표에게 각각 공동기구 구성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국참0415는 앞으로 이들 3인의 공동대표제로 운영된다.
2000년 총선 후 노무현 팬클럽으로 만들어진 노사모는 2002년 대선 당시 ‘노풍’을 불러일으켰으며 회원 수는 9만여명. 국민의 힘은 유권자 운동을 펼치는 인터넷 정치단체로 70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영화배우 명계남(明桂男)씨도 국민의 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의 힘은 지난해 8월 보수 성향의 국회의원 8인에게 이라크 파병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으며, 월간조선 조갑제(趙甲濟) 편집장을 비난하며 조선일보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인 적도 있다.
서프라이즈는 대선 직전인 2002년 10월 창간된 인터넷 웹진으로 후보단일화 논쟁 등에서 당시 노 후보측 논리를 대변했다. 그러나 민주당 분당 과정에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과의 노선 갈등으로 이후 ‘동프라이즈’ ‘남프라이즈’ 등이 생겨났다.
노 대통령은 서프라이즈가 지난해 창간 1주년을 맞았을 때 축하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이들은 노사모가 조직을 담당하고, 국민의 힘이 기획, 서프라이즈와 라디오21은 여론조성과 홍보를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힘과 서프라이즈 사이트에는 이미 ‘Again 2002, Let's go 2004’ ‘국참0415 10만 대군 거병’이라는 네티즌 자유게시판이 운영되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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