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1월 12일 18시 4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열린우리당 정동영 신임의장은 당무를 시작한 12일 오후 기자와 만나 이 말부터 꺼냈다. 정 의장은 2주가량의 선거운동에서 쌓인 피로가 풀리기도 전인 첫날부터 다른 당 지도부와의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한 강행군에 나섰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7시반 소속 의원 및 당직자 30여명과 함께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것으로 당무를 시작했다. 그는 방명록에 ‘개혁으로 보국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이후 정 의장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과 조찬을 하는 등 민생 행보에 나섰다. 상인들은 “장사도 안 되는데 정치권에서 ‘억’(대 돈이 오갔다는) 소리만 들으면 살맛이 안 난다”고 했다. 그는 즉석에서 “당내에 재래시장 대책특위를 구성하겠다”고 화답했다.
이후 40여분 동안 시장을 돈 정 의장은 여성 상인들과 함께 카메라 달린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는 등 ‘젊은 오빠’다운 대중성을 과시했다. 정 의장은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지폐 한두 장을 꺼내 액세서리와 호떡 어묵 등을 사기도 했다.
이어 당사에서 첫 상임중앙위원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는 인사말 대신 “개혁경쟁에서 이기자”라며 ‘이기자’ 구호를 3번 외치기도 했다. 김원기(金元基) 전 의장과의 오찬 후에는 당직자들을 격려했고 저녁에는 외부영입 인사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이에 앞서 정 의장은 사무처장에 박양수(朴洋洙) 전 의원, 기획단장에 김한길 전 의원, 비서실장에 김영춘(金榮春)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또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를 2명의 지명직 상임중앙위원 중 한 명으로 내정했고, 김광웅(金光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이날 입당한 김명자(金明子) 전 환경부 장관의 기자회견은 직접 주재했다.
한편 정 의장과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이 전날 경선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면서 ‘천 신 정’ 트리오 중 천정배(千正培) 의원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상임중앙위원은 “정 의장과 나는 공식 업무에 주력하고 천 의원은 총선과 관련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