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측근들 비리 참 부끄러워 수사후 국민평가 받겠다"

  • 입력 2003년 12월 18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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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충북 언론인과의 대화에서 대통령 측근비리와 관련해 “이런 일들이 터져 나올 때 그냥 잘못했다, 미안하다 생각하기 이전에 먼저 참 부끄럽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말 허물없는 대통령이 한번 돼 보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결과가 안 돼서 답답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중립내각 구성 요구를 일축하면서 “최 대표 말대로 한다면 단체장들이 전부 한나라당 민주당을 탈당해야 된다는 거냐”면서 “각 당에서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선거 개입하지 말라고 당부나 잘해주는 게 오히려 옳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선거구제 및 의원 정수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소선거구제를 그대로 둘 경우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지역에서 상향식으로 선출하는 비례대표 명부를 만드는 방법이 좋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역구 의석을 축소하는 것보다는 국회 의석을 350석 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10분의 1 발언’을 거론하면서 “10분의 1은 죄가 없다는 말이냐고 질문하지만 ‘10분의 1’이 우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고 그중의 절반은 나의 노력으로, 나머지 절반은 정당문화에 따른 것이다”고 자위하기도 했다.

이어 “하루라도 빨리 내용을 밝히고 훌훌 털어버리고 싶지만 내가 모르는 일도 더러 있을 수 있으니 미리 밝혀도 나중에 내가 몰랐던 일이 나오면 거짓말한 결과가 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이런 저런 소리를 하면 수사 가이드라인 시비도 걸린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수사 다 끝나고 측근비리에 대해 특검까지 마무리 돼 정리가 됐을 때 내 심경과 몸통 여부와 내 책임 범위에 대해 사실과 더불어 책임에 대한 내 판단까지 소상하게 밝히고 국민들의 평가를 받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선자금과 관련, 노 대통령은 “우리 쪽의 경우 아무리 계산을 하고 또 하고 해도 수백 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다”며 “2000년도에 미국 대통령선거자금이 4조원 정도인 데 비하면 우리는 액수 자체로는 대단히 모범적인 선거를 치른 것이다”고 말했다.

또 열린우리당과의 관계에 대해 “미국의 공화당이 부시당이 아니고, 미국 민주당이 클린턴당이 아닌 것처럼 열린우리당이든 어느 당이든 노무현당은 더 이상 아니다. 앞으로 노무현당은 없을 것이다”고 노 대통령은 강조했다. 개각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분위기 쇄신 개각 같은 말은 안했으면 좋겠다”며 “국회에서 김두관(金斗官) 장관을 해임하라 해서 해임했는데 대통령제 하에서 실제로 적절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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