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표 ‘공천 물갈이’ 구상…당-외부인사 2단계 심사

  • 입력 2003년 12월 10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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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위한 한나라당의 ‘공천 물갈이’ 방향의 가닥이 잡혔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1일 당무 복귀에 앞서 본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공천 물갈이는 반드시 할 계획이며 이는 제도를 통한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권 등 특정 지역이나 연령을 의식한 인위적 물갈이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최 대표는 이어 2단계 공천 심사 과정을 제시했다. 1차 심사는 당 차원에서 하며 2차 심사는 중립적 외부인사들이 주축이 된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1차 심사 대상은 현역 의원과 지구당위원장에 국한된다. 심사 자료는 지역구 여론조사와 당무감사 결과, 현지 여론 청취 내용 등이다. 이를 위해 이미 전 지구당에 대한 여론조사와 당무감사를 마친 상태다.

공천심사위원회가 주도할 2차 심사는 지구당위원장들에 대한 1차 심사 자료를 바탕으로 외부 영입 인사들과의 경쟁력을 비교 검증하게 된다. 이를 위해 현 지구당위원장과 외부 영입 인사 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당 지도부는 2차 심사 과정(여론조사)에서 지역구 기반이 약한 외부 영입 인사의 약점을 고려한 보완책을 검토 중이다. ‘선호도’와 ‘인지도’ 개념을 구분한 조사기법이 바로 그것.

정치 신인의 경우 오랫동안 지역구를 다져온 현역 위원장에 비해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지만 선호도에선 앞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호도가 높게 나올 경우 가점(加點)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외부 영입 인사의 공천 장벽을 허무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천심사위는 이를 토대로 경쟁 후보들을 △무조건 공천 △배제 △경선 필요 등 3개 항목으로 분류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무조건 경선에 부치지 않고 심사 성적에 따라 지역별로 단수와 복수 후보를 공천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문수(金文洙) 대외인사영입위원장은 최근 “공천심사위원회는 비리와 파렴치범을 우선적으로 배제할 것”이라며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전과 조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지탄받는 범죄자들은 공천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압도적 점수를 받은 후보는 공천심사위에서 단수로 공천을 주도록 할 것”이라며 “다각적인 공천 심사 자료를 통해 공천 배제에 따른 후유증을 수습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대표는 내년 총선 선거대책위 출범을 위한 전초 단계로 다음 주부터 총선준비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했다. 총선준비위 산하엔 인물 영입과 경선 관리, 공약 개발 담당 분과를 두기로 했다.대신 존폐 여부로 논란을 빚었던 비상대책위원회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내년에 총선준비위와 비대위를 통폐합해 선대위를 발족시킨다는 계획이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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