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崔대표 ‘병실 밀담’

  • 입력 2003년 12월 8일 0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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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5일 오후 5시경 10일간의 단식을 마치고 서울대병원에서 요양 중인 최병렬(崔秉烈) 대표를 전격 방문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병실에서 배석자를 물리친 채 최 대표와 단둘이 15분가량 밀담을 나눴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최 대표가 단식에 들어간 뒤 한번도 찾아가지 못했는데 마침 병원에 입원했다고 해서 쾌유를 빌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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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5일)과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6일)이 단식을 끝낸 최 대표에게 위로 전화를 한 사실은 공개하면서도 이 전 총재의 병원 방문사실은 함구했다.

이 전 총재측은 “단순한 위로 방문이었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본격화하는 상황에 비추어 이 전 총재와 최 대표가 대응 방안을 놓고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실제 이 전 총재는 그동안 핵심 측근인 유승민(劉承旼) 전 여의도연구소장을 통해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당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총재의 또 다른 측근은 “이 전 총재가 때가 되면 모종의 결심을 내릴 것으로 안다”며 “이럴 경우 대선자금 수사의 형평성 차원에서 자신과 승자(勝者)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함께 문제 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전 총재는 지난달 30일 한나라당에서 SK비자금 100억원의 한나라당 유입 사건에 대해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한 뒤 “모든 허물,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고 감옥에 가더라도 내가 가야 마땅하다”고 말한 바 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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