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대론 총선 必敗” 盧에 직접 화살

입력 2003-12-05 18:56수정 2009-09-28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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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5일 청와대에 국정 쇄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렇게 가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완패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찬성표로 특검법안이 재의결되는 과정에서 우리당은 야3당 공조의 높은 벽 앞에서 철저하게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다 호남 쟁탈전에서도 민주당에 밀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특단의 대책’이 없이는 정국 주도권의 회복은 물론 총선에도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우려다.


특검안 재의결 하루 뒤인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 중 임채정 이상수 김원기 정대철 의원(왼쪽부터) 등 당 지도부가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의총에서 열린우리당은 청와대에 국정쇄신을 강력히 요구했다. -김경제기자

‘노심(盧心)의 대변자’를 자임해온 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이 이날 의원총회에서 청와대의 변화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 의장은 이날 “나는 과거에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을 모신 최고위급회의에서도 ‘정치개혁의 최대 과제는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나 현재까지도 국회는 정치의 중심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 중심 정치의 구현을 촉구했다. 이어 “야당의 발목잡기에는 결국 정권의 책임이 더 크다”며 우리당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경우 자칫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당내의 우려를 대변했다.

정장선(鄭長善) 의원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재고해달라는 의견을 낼 수도 있었을 텐데 무작정 찬성했다”며 “우리당이 청와대 뒤치다꺼리나 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의총에서는 특검 정국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노 대통령의 조기 입당을 비롯해 당을 ‘진짜 여당’으로 변화시켜나갈 토대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이날 “노무현 정부의 짐은 짊어지면서도 정책 결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어중간한 위치에 있다”며 “노 대통령에게 입당을 강력 권유하고 할 말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도 “정세균 정책위의장이 정책 대안을 만드는 데 행정부와의 통로가 없어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국 주도권을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우리당내에서는 또 연내 내각 및 청와대의 대대적인 인적 개편과 강금실(康錦實) 법무부장관,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 경쟁력 있는 인사들의 ‘징발’로 국정 쇄신과 함께 총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당의 이런 목소리는 당분간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이 올 연말까지는 당과 ‘전략적 거리두기’를 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당내 문제도 간단치 않다. 당 지도부 선출 방식 등에 대한 결론조차 아직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의사결정 구조가 위기대응 체제와는 거리가 멀어 “청와대와의 관계만 개선되면 달라지느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이 난마처럼 얽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경우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 등이 주장하는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슬금슬금 대안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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