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환총무 “당직사퇴도 내 맘대로 안되네”…거취 고심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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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도 내 맘대로 안 되니….”

민주당 정균환(鄭均桓·사진) 원내총무가 21일 거취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당내 정통모임측으로부터 대표 경선 출마 권유를 받았으나 불출마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그는 최근 박상천(朴相千) 대표, 최명헌(崔明憲)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에 총무직 사퇴 의사를 몇 차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전당대회에서 개정 당헌당규가 통과될 경우 원내총무는 원내대표로 격상되기 때문에 정 총무도 어떤 형태로든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전북 부안 핵폐기물처리시설 유치 문제를 둘러싼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어 지역구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필요성이 커진 것도 사퇴를 결심하게 된 한 요인이다.

정통모임측은 “정 총무가 ‘형식상’ 전당대회 직전이나 직후 사퇴하더라도 재신임을 해줘야 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정 총무가 사퇴할 경우 국회 운영위원장직을 한나라당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선거법 등 국회 협상에서의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반면 중도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새 인물을 내세우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 총무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 산업자원위원 간담회에도 참석하지 않고 외부와의 접촉을 피했다. 측근들은 “감기 몸살 때문”이라고 했지만, 거취 문제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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