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전면전]청와대 “우리도 어떻게 될지 몰라…”

  • 입력 2003년 10월 29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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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9일 민주당이 지난해 대선자금의 회계처리 조작 가능성을 정면으로 제기한 데 대해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당시 대선자금의 모금 내용이나 처리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데다, 사태가 확산일로로 치닫는 와중에 뭐라고 말을 꺼내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 탓에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 나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문제가 있으면 검찰이 잘 알아서 수사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민주당이 제기한 부분에 관해서는 청와대 안에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고, 청와대가 밝힐 사안도 아니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정무수석실 관계자도 “우리로서는 내용을 아는 게 없으니 무슨 대응책을 내놓을 수도 없다”며 “그렇다고 검찰에 물어볼 수도, 열린우리당 쪽에 물어볼 수도 없어 언론 보도를 통해서 사태를 파악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이상수 의원이 대선 당시 5대 그룹으로부터 자금을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이상 검찰 수사가 SK뿐만 아니라 다른 그룹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며 “지금은 정치적인 조정이나 합의, 타결 같은 것을 통해서 상황을 제어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홍보수석실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게 다 발가벗겨질 때까지 갈 수밖에 없다. 안대희(安大熙) 대검 중수부장조차 이번 일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오후 서울 YMCA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정치지도자가 먼저 신뢰를 받아야 하는데 저도 현실정치를 하면서 곧잘…”이라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다가 “어떻든 그렇다”고 말을 맺는 등 곤혹스러움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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